[사설] 의료 시스템 붕괴와 병원 감염 막는 게 급선무다

조선일보
입력 2020.02.22 03:22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2차·3차 감염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더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의료기관 자체 힘으로 사태를 감당할 수 없는 단계로 가고 있다. 대구시장은 "의료 인력이 모자라고 물품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음압병실은 대구에 54개, 경북에 34개 있다. 그러나 대부분 중환자실에 붙어 있어 중환자들을 옮기지 않는 한 쓸 수 없다. 방역 당국은 일반 병실에 음압 설비를 붙여 대응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래도 부족해 대구의료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의 기존 입원 환자를 다른 곳으로 옮겨 병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확진자 증가 추세를 볼 때 조만간 부족해질 것이다.

병원 내 감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와 의료진이 밀폐 공간에서 감염자와 접촉할 경우 바이러스가 쉽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중국 우한에서도 초기 환자 138명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41%, 57명이 병원 감염이었다. 문제는 병원 감염을 막기 위해 확진자가 방문한 응급실을 폐쇄하는 통에 지역 응급 의료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는 점이다. 대구에서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문 닫은 응급실은 20일 오후 현재 10곳이나 된다. 진퇴양난이다.

코로나 사태는 대통령이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하는 등 낙관론에 빠져 있다 걷잡을 수 없게 돼 버렸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21일에도 "(환자가) 대부분 경증"이라는 등 파장을 축소하려고만 한다. 대구·청도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겠다지만 대구·경북 확진자가 하루 90명씩 늘어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로나는 전파력이 강하다. 대구 일대 병원들에는 의심 증상의 사람들이 몰리고 있지만 몇 시간씩 기다려야 진단을 받는다. 이런 식이면 병원이 되레 전파 창구가 될 수 있다. 2015년 메르스 때도 감염자 거의 대부분이 병원 감염이었다. 대구·경북 의료 기관들에 인력, 물품의 대규모 지원으로 병원 감염은 절대 막아야 한다. 군 병원 시설도 동원해야 한다. 못 막으면 전국이 위험에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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