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땐 외출자제, 열나면 진료소, 중증만 병원… 대응원칙 세우자

입력 2020.02.21 03:50

[우한 코로나 확산]
- 本紙 제언, 우한 코로나 이렇게 극복하자
이대로는 경증자·감염자 분리 안돼, 진료소·음압병실도 감당 불가
시민들은 단체행사·집회 자제하고, 초중고는 개학 연기 고려해야

하루 만에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가 50여명 쏟아지고 전국 각지서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전파를 통해 감염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제 접촉자 관리 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불특정 감염을 전제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이 잘못돼서 대량 전파 이뤄지나

지역사회 무차별 전염 막을 대책은
지난달 20일 국내에 첫 감염자가 생긴 지 지난 한 달 동안 보건 당국은 신규 감염자가 생길 때마다 밀접 접촉자를 찾아내 격리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이는 감염원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유행 초기 단계에 효과적이다.

국내 유입 기간이 늘어나면서 그사이 바이러스는 방역망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나서서 '조기 종식 가능성'을 언급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모임과 야외 집회를 취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도 방역과 위생에 긴장감을 다소 푸는 분위기가 됐다.

그러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에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르는 '깜깜이 감염' 29번째 확진자가 등장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지역사회 불특정 전파 신호탄임에도 방역 당국은 지역사회 전파 차단 단계로 판을 옮기지 않았다. 그러다 신천지 교회를 통한 31번 확진자의 수퍼 전파 사건이 터지면서 걷잡을 수 없게 번져나갔다. 결국 선제 차단이 아닌 뒤쫓는 방역망, 지역사회 전파 모니터링 실패, 느슨한 방역 위생 분위기 등이 수퍼 전파 사건을 만나 감염 재앙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지역사회 확산 막는 새로운 체제로 가야

지역사회서 감염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선별 진료, 코로나 검사, 격리 음압 병실 등이 태부족하고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세밀한 역학조사를 하며 잠재 감염자를 추적하기도 역부족이다. 이에 대한예방의학회 기모란(국립암센터대학원 교수) 코로나19감염증 대책위원장은 "공항 검역과 밀접 접촉자 조기 격리 등 차단 방역책은 지속하되 이제는 지역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감염자 발생을 줄이는 체제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감염 차단이 아닌 발생 완화책이다.

우선 몸살 정도의 경증 환자는 선별진료소나 병원 방문을 자제하고 자가 격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도 선별진료소 방문자의 3분의 1은 감염 의심 사례로 볼 수 없는 불안과 염려증인 것으로 나타난다. 체온 37.5도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기침이 심할 경우는 응급실을 찾지 말고 선별진료소를 먼저 찾아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최재욱(고려대의대 예방의학) 과학검증위원장은 "동네 의원에서 코로나 검사 키트가 배포되어 일단 자가 격리 지도 후 코로나 신속 검사가 이뤄지도록 초동 단계에서 일반 환자와 코로나가 분리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한 코로나로 확진된 경우에는 지역의 국가지정 격리 음압 병실에 입원한다. 대한병원협회 이왕준(명지병원 이사장) 코로나19 대응본부 실무단장은 "사망자를 줄이려면 확진자 중에서 중증 폐렴은 국립중앙의료원이나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으로 옮겨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장에서는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근무 시간 유연제로 밀집 접촉을 줄여야 한다. 기관들은 사람을 맞대는 고객 대응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보육원은 휴원을 늘려야 한다. 학교 개학 연기를 고려해야 한다. 단체 행사와 대규모 집회는 이뤄져선 안 된다. 현재 감염병 위기 정부 단계 대응 체제는 '경계' 단계이다. 이를 한 단계 위인 '심각'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나, 심각 단계라고 해서 방역 주무처가 바뀌는 것이 아니고, 심각 단계 시 외국서 한국을 여행 제한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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