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값 급등해도 여당 우세 지역은 규제 안 한다니

조선일보
입력 2020.02.18 03:26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지역 집값을 누르자 수원·용인·성남 지역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이미 예상된 일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논리라면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이 지역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선거 악영향을 우려해 반대하자 정책이 보류됐다고 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 "선거 전엔 안 된다"고 반대했다고 한다. 이 3개 시는 13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9곳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 텃밭이다. 총선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대출·매매 규제를 강화하면 선거 악재가 된다는 것이다.

정부 규정은 주택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수원·용인·성남 대부분 지역은 이미 규제 지역으로 지정됐어야 했다. 최근 3개월간 이 지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경기도 물가 상승률(0.33%)의 8배에 달했고 지난주에도 또다시 일주일 새 2%가 넘는 급상승세다. 집값의 '풍선 효과'는 화성·구리·시흥·검단 등으로도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빨리 불을 끄지 않으면 불길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퍼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그런데도 선거를 이유로 대책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경제 정책이 아니다. 철저히 정치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18차례나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번번이 실패한 것은 시장 원리 아닌 정치 논리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서울 일부 지역에 대해선 여건이 좋은 주택을 원하는 실수요자들 욕구를 무시한 채 세금 폭탄을 안기고 징벌적인 규제만 퍼부었다. 이 지역들은 야당이 우세한 경우가 많다. 야당 우세 지역에 대해선 정부가 사실상 집값을 정하는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9억원 이상 주택 매입자에게 자금 조달 계획서와 증빙 서류 15종을 내도록 해 사실상 집 구입을 막으려는 사회주의 대책까지 내놓았다. 그 정책의 결과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서울 인접 지역으로 몰려 집값이 급등하는데도 이번에는 여당 우세 지역이라고 못 본 척한다.

부동산 정책을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는 정치 논리로 접근하니 내놓는 정책마다 실패해 집값이 더 뛰고 무주택자는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정부는 연초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장담한다"고 했다. 부동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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