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심복과 불화, 사표 던진 英내각 2인자

입력 2020.02.15 03:40

차기 총리 꼽히던 자비드 재무 "나는 이름뿐인 장관이었다"

사지드 자비드
보리스 존슨(55) 영국 총리의 '측근 정치'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정권 2인자로서 경제 부총리 격인 사지드 자비드(51·사진) 재무장관이 존슨 총리의 또 다른 '오른팔'인 도미닉 커밍스(49) 총리실 수석보좌관과 다툼을 벌인 끝에 사퇴했다.

존슨 총리는 13일(현지 시각) 자비드 장관의 사표를 받고, 그를 포함한 장관급 7명을 바꾸는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BBC 등 영국 언론은 "자비드 재무장관이 존슨의 신임을 등에 업은 커밍스 수석보좌관과 심각한 갈등을 빚다가 스스로 내각을 뛰쳐나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재무장관에 기용된 지 7개월 만이다.

커밍스는 최근 자비드에게 보좌진을 전부 해고하고 총리실이 보낸 보좌관들로 대체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를 입맛에 맞게 움직이겠다는 뜻이었다. 존슨과 커밍스는 브렉시트 이후 지지율 유지를 위해 재정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봤고, 자비드는 나랏빚 증가를 우려하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자비드는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존심 있는 장관이라면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며 "나는 이름뿐인 장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존슨 총리 주변 인물들의 성격과 진실성에 의문이 있다"고도 했다.

자비드는 '브리티시 드림'을 상징하는 인물로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꼽힌다. 파키스탄 이민자인 그의 아버지가 1961년 런던 히스로공항에 도착했을 때 가진 것이라곤 1파운드 지폐 한 장이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버스 기사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자비드는 30대에 도이체방크 임원에 올랐다. 2009년 정계 입문해 산업부·내무장관에 이어 재무장관까지 올랐다.

후임 재무장관으로는 인도계 이민 3세인 리시 수낙(39) 재무부 수석 부장관이 임명됐다. 수낙은 장관 보좌진을 커밍스가 내려보낸 총리실 직원으로만 꾸리기로 했다. 수낙은 옥스퍼드대 출신으로 장인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 인포시스의 나라야마 머시 회장이다. 존슨은 이번 개각에서 여성 각료는 니키 모건 문화부 장관 등 3명을 내보내고 한 명(앤머리 트레벌리언 국제개발부 장관)만 새로 들였다. 좀 더 남성 중심 내각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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