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김환기·천경자… 이 여인들의 초상을 보라 외

입력 2020.02.15 03:00 | 수정 2020.02.15 04:50

[아무튼, 주말- saturday's pick]

김환기 유화 '항아리와 여인들'(1951). 부산 피란 당시 그린 그림 속 한국적 양태의 여인들이 흰 달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환기 유화 '항아리와 여인들'(1951). 부산 피란 당시 그린 그림 속 한국적 양태의 여인들이 흰 달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환기미술관, 갤러리현대
전시|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한복차림 쪽 찐 머리 아내의 고운 볼살, 좌절의 자세로 고개 숙인 검은 낯빛의 여인들, 목욕 후 속옷만 걸친 채 립스틱을 바르는 여자의 옆모습…. 오지호 '아내의 상'(1936), 이쾌대 '운명'(1938), 김인승 '욕후의 화장'(1955) 사이를 거닐다보면, 자연히 세월의 관상을 헤아리게 된다.

인물화를 통해 100년에 걸친 한국 근현대미술을 돌아보는 대형 전시 '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전관에서 3월 1일까지 열린다. 개관 50주년 기념전이다. 한국 첫 서양화가 고희동부터 김환기·나혜석·박수근·이중섭·장욱진 등 화가 54인의 그림 71점을 시대별로 구분했다. 미술사학자 조은정은 "역사에 문신된 사건을 조우하게 하는 인물화는 예술과 삶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생의 비밀에 성큼 다가가게 하는 통로"라고 했다.

여자의 얼굴은 관람의 또 다른 접근이 된다. 그림 속 여인들은 당대의 세속을 극적으로 드러내는데, 이응노는 짧은 치마 차림의 여성들을 꾸짖는 수묵담채 '거리 풍경―양색시'(1946)를 그린 뒤 붓글씨로 이렇게 썼다. "빨리 반성하야 새옷을 벗고 직장으로… 제이국민의 현모가 되어주기를 바라노라." 전쟁통에 남한으로 피란 온 권옥연은 1951년 신혼의 아내를 그렸다. 제목 '폐허에서'와 상반되는 강렬한 시선과 피부색은 비극 속에서도 기어이 태어나는 어떤 의지처럼 느껴진다. 푸른 담배 연기와 함께 고독을 응시하는 천경자의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처럼, 여인들은 점차 전통의 표상을 떨치고 일어선다. 강요배의 '흙가슴'(1990)은 앞섶 풀어헤치고 흙범벅이 된 여자의 가슴을 보여주지만, 그 나체는 숭고한 대지(大地) 같다.

클래식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
클래식|서울시향

3년간 서울시향을 이끌 핀란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67·〈사진〉) 음악감독이 취임 후 첫 공연 프로그램으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찜했다. 이유는 명쾌하다. "새로운 시작을 대표하는 곡이니까." 15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2017년 BBC 카디프 성악가상을 받은 메조소프라노 카트리오나 모리슨(34)과 베를린 도이치 오퍼에서 6년간 수석 독주자로 활동한 소프라노 시오반 스타그(33), 국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그란데오페라합창단과 함께하는 80분 여정이다. 격렬한 장송곡으로 시작해 우아한 춤곡을 지나 최후의 심판인 부활과 영생을 찾는다. 벤스케는 지난해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도 이 곡을 녹음했다.

콘서트 잔나비
콘서트|잔나비

"쿨한 거, 힙한 거 싫어요. 그래서 가장 뜨거울 우리들!"

재기 발랄한 92년생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 '잔나비'가 오는 15~16일 서울을 시작으로 5도시 전국 투어에 나선다. 첫 장소는 지난해 3000좌석을 이틀간 매진시킨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잔나비는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2014년 데뷔한 잔나비는 정규앨범 2개와 싱글앨범 7개를 내며 거의 전곡을 히트시킨 밴드. 이번 공연에서는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She',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등 대표곡뿐 아니라 미발표곡도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
넷플릭스|나 홀로 그대

넷플릭스가 올해 처음 선보인 한국 드라마 '나 홀로 그대'는 인공지능(AI)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를 가정한다. 어쩌면 식상해진 소재를, 드라마는 '홀로그램'이란 방식으로 돌파한다. 특수 제작한 안경을 쓰면 내 눈앞에 사람과 똑같은 홀로그램 인공지능 '홀로'가 나타나는 식. 안면 인식 장애로 사람들과 거리를 두던 여주인공이 이 안경을 쓴 뒤 생기는 일을 그린다. 홀로와 똑같이 생긴 개발자가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재미다.

드라마 속 홀로는 위기일발 도로에서 자율주행으로 아이를 구하고, 딥러닝으로 무엇이든 뚝딱 배운다. 스마트 글라스, 자율주행 등 실제 우리 일상으로 성큼 다가온 기술 발전이 드라마를 마냥 허무맹랑하지만은 않게 한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연극|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죽음은 누구에게도 예외 없다. 바라보는 가족은 함께 고통스럽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가족들.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가족들은 그간 쌓아온 갈등과 오해를 털어내며 이별을 준비한다. 반백년을 함께한 남편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내의 이름을 부른다.

50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구, 손숙 두 노배우가 다시 한 번 부부로 무대에 오른다. 2013년 초연 이후 네 번째다. 신구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손숙은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한 어머니를 연기한다. 배우 조달환이 아들 역으로 처음 합류한다. 덤덤하고 잔잔한 묘사가 마음을 울린다. 3월 2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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