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후원 탓 선수-연맹 갈등… 정현 외 과거 사례 보니

입력 2020.02.14 16:58

한국 테니스 선수 정현(24·세계 139위)이 후원사에 대한 대한테니스협회와의 입장 차로 인해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출전 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세계 다른 운동선수들 역시 과거 이와 비슷한 갈등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체육계에 따르면, 정현은 오는 3월 데이비스컵(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대한테니스협회는 국가대표 선수에게 협회 후원사인 아디다스 의류와 운동화 착용을 요구했지만 정현은 라코스테가 의류, 나이키가 발바닥 물집을 예방하는 맞춤형 운동화를 제공하는 후원 계약을 맺고 있어 협회의 요구에 난색을 표한 데 따른 것이다.

협회는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는 협회 후원사 경기복과 경기화 착용 의무가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디다스와 협의 후 타 브랜드 제품의 상표를 전부 가려야 한다. 그러나 정현은 현재 세계랭킹이 139위에 불과해 이같은 예외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다.

테니스 선수 정현./연합뉴스
테니스 선수 정현./연합뉴스
연맹 등과 선수가 후원사 문제를 놓고 잡음을 일으킨 것은 정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800m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미국 육상 중거리의 1인자로 활약하던 닉 시몬즈는 개인 후원사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2015년 중국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시몬즈는 전미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으나 미국육상연맹 측이 제시한 '국가대표 활용 동의서'에 사인을 거부했다. 이 동의서에는 '미국 트랙·필드 대표 선수들이 중국 베이징세계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경기, 시상식, 기자회견 등 행사에서 (대표팀 후원사인) 나이키가 제공한 옷을 입어야한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스파이크 등 경기 장비는 개인 후원사 제품을 사용해도 됐지만, 당시 브룩스러닝사와 개인 후원 계약을 맺은 시몬즈는 나이키 제품을 입는 것에 반발하며 동의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 대표팀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무산됐다.

국내에서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의류와 라켓, 신발 등 모든 용품을 협회 후원사 제품으로만 쓰도록 해 선수들이 불만을 품기도 했다. 선수들마다 선호하는 제품이 다른데다, 개별 계약을 통해 선수 개개인이 수입을 올리는 것도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배드민턴 간판 스타 이용대가 2016년 리우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선수들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갈등이 불거진 적도 있다. IOC는 올림픽 공식 스폰서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올림픽 기간 중 선수들의 광고 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장비는 개인 후원사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했지만, 상표의 크기에 제한을 뒀다.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 문제 때문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IOC 측에서 박태환의 수영모에 새겨진 개인 후원사 ‘스피도’의 상표 크기가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재측정을 통해 IOC의 허락을 받으면서 박태환은 자신이 쓰던 수영모를 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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