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마스크’ 논란 丁총리… “격리시설 앞 감염 우려 없어” 해명 또 논란

입력 2020.02.14 13:36 | 수정 2020.02.14 13:57

국무총리실은 14일 정세균 총리가 전날 ‘우한 교민’ 격리시설과 전통시장을 방문하면서 마스크를 미착용해 논란이 일자 "감염 우려가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면 지역민뿐 아니라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 우려가 있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경기 이천 장호원 전통시장의 한 식당에서 만두를 시식하고 있다./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경기 이천 장호원 전통시장의 한 식당에서 만두를 시식하고 있다./뉴시스
정 총리는 ‘코로나 19(우한 폐렴)’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3차로 귀국한 교민과 이들 중국인 가족 등 140여명이 격리 생활하는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을 지난 13일 방문하고 인근 재래시장에 가서 상인들을 만나는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모습은 전날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서울 남대문 시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대비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여전한 상태에서 방역 컨트롤 타워 수장인 총리의 ‘노 마스크’ 공개 행보는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총리도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평창문화공간 등을 방문할 당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와 관련 이석우 총리실 공보실장은 "정 총리가 13일 방문한 곳(국방어학원)은 일반 주민의 접근을 차단하지 않고 큰 길가에 위치한 곳으로 격리시설이 아니다"면서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국방어학원) 바깥에 위치한 컨테이너에 마련된 ‘지자체 현장지원반 상황실’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장소는 감염 우려가 있는 지역이 아니며 불특정 다수가 밀집한 혼잡한 공간이 아니었다"고 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정 총리가 이날 ‘노 마스크’ 차림으로 방문한 임시생활 시설 앞과 인근의 상황실은 ‘차량 방역 소독 시설’을 거쳐야 갈 수 있는 곳으로 파악됐다. ‘우한 교민’이 지내는 임시 시설 단지 안은 아니지만, 이 시설과 매우 가깝고 시설 안팎을 드나드는 사람과 차량이 많기 때문에 높은 방역 수준을 요하는 구역인 것이다. 실제로 정 총리와 그의 수행단이 탑승한 차량은 방역 소독 절차를 거쳐 상황실 앞에 도착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임시생활 시설 밖과 상황실 주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것이 질병관리본부가 권장하는 예방 수칙의 취지에 더 맞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수행원이 탑승한 차량이 지난 13일 우한 폐렴(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머무는 경기 이천의 국방어학원에 들어서며 소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와 수행원이 탑승한 차량이 지난 13일 우한 폐렴(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머무는 경기 이천의 국방어학원에 들어서며 소독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이 실장은 또 "정 총리를 포함한 참석자들은 모두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없는 건강한 상태였고, 이를 사전에 여러 경로로 확인한 뒤 행사가 치러졌다"면서 "(그래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경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지역민뿐 아니라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 우려가 있어, (정 총리와 다른 수행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참석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정 총리가 머문 공간의 방역이 철저히 이뤄졌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안전한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노 바이러스’ 상태였기 때문에 ‘노 마스크’여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당장 고열이나 가래 등이 없더라도 ‘우한 폐렴’ 잠복기가 최소 14일이기 때문에 가급적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간에선 ‘마스크’ 착용으로 침방울이 서로 튀는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한다.

‘마스크 착용’이 ‘국민 불안’을 줄 우려가 있다는 총리실 해명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리는 공권력을 동원해 방문지를 ‘노 바이러스’ 상태로 만들어 안심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 국민은 총리 같은 ‘특권’을 누릴 수 없어 ‘우한 폐렴’ 감염 위험성을 안고 일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국민은 혹시 모를 감염 걱정에 보건 당국의 지침대로 성실히 마스크를 쓰며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있다. 기업·시민단체 등 각 단체도 구성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있다.

총리실은 이날 정 총리가 불특정 다수가 즐비한 전통시장을 방문하면서 ‘노 마스크’ 상태인 것에 대해서는 아무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정부 주요 인사들의 마스크 착용 기준이 제각각으로 일관성이 없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의 한 상점에서 샘풀용 핸드크림을 바르고 있다./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의 한 상점에서 샘풀용 핸드크림을 바르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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