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떨어질라… 與, 결국 '비판칼럼' 교수·경향신문 고발 취하

입력 2020.02.14 10:17 | 수정 2020.02.14 11:02

더불어민주당 이해찬(가운데)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가운데)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4월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내용이 담긴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이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 편집담당자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고발 사실이 알려진지 하루 만이다. 진보 진영 인사들과 민주당 내부에서도 역풍이 강하게 일자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공보국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임 교수는 특정 정치인의 씽크탱크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고발 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임 교수와 경향신문을 고발한 사실은 전날 임 교수가 페이스북에 고발당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게재된 '민주당만 빼고'라는 임 교수 칼럼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강한 비판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라며 "리버럴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여러분,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맙시다"라고 했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임 교수의 한점 한획 모두에 동의한다. 한줌 권력으로 나를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 교수 주장을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도 "임미리 선생님과 경향신문을 고소했다고? 민주당만 빼고 찍어 달라고 아예 고사를 지내신다"고 했다.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 우석훈 박사도 "이런 건 진짜 아니다"라며 "이명박이 광우병 촛불집회 때 (내게) 이를 갈면서도 고발하지는 않았다. 박근혜도 (내게) 엄청 신경질 냈었다고 하는데도 고발당한 적은 없다"고 했다.

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3선 중진 정성호 의원은 이날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했다. 홍의락 의원(재선)도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민주당 이야기"라며 "어쩌다가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허영일 민주당 예비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옹졸한 모습이다. 즉시 취소하기를 요청한다"며 "아무리 선거 시기이고, 칼럼 내용이 불편하더라도 법적 대응은 적절하지 못하다. 오히려 긁어 부스럼만 만들 뿐"이라고 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전 총리도 전날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전화 통화로 임 교수 고발 건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발을 취해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

이처럼 범여권 진영 안에서 강한 반발이 이는 등 역풍(逆風) 기류에 민주당이 하루 만에 물러선 것이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민주당만 빼고'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리는 운동이 벌어지는 등 반(反)민주당 캠페인으로 확산할 조짐도 일고 있다. 해시태그(#)는 소셜미디어에서 게시물을 검색하기 편하도록 넣는 기호다.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1월 29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1월 29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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