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떨어지는 소리 우수수"… 與내부서도 '비판학자 칼럼 고발 오만" 비판

입력 2020.02.14 09:49 | 수정 2020.02.14 10:03

이낙연 측은 당에 우려 전달했다고 언론에 알려
정성호 "겸손한 자세로 국민 목소리 경청해야"
홍의락 "교만은 패망의 선봉"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며 민주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경향신문 편집 담당자를 고발한 것에 대해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아침 인사하고 있다. /이낙연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아침 인사하고 있다. /이낙연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3선 중진 정성호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썼다. 임 교수 칼럼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를 비판하는 취지로 해석됐다.

대구 북구가 지역구인 홍의락 의원(재선)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민주당 이야기"라며 "민심은 하늘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민심은 민주당을 자한당과 비교하지 않는다. 민주당에게 온전하고 겸손하기를 원한다"며 "그런데도 이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민주당 지도부가 안타깝다. 더구나 스스로 검찰을 하늘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허영일 민주당 예비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옹졸한 모습이다. 즉시 취소하기를 요청한다"며 "아무리 선거 시기이고, 칼럼 내용이 불편하더라도 법적 대응은 적절하지 못하다. 오히려 긁어 부스럼만 만들 뿐"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전 총리는 민주당 지도부에 임 교수 고발이 문제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날 오후 이낙연 후보는 윤호중 사무총장에게 전화 통화로 임 교수 고발 건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윤 총장에게 고발을 취하하는 게 좋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임 교수 고발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 한 당원은 "공당을 비판하는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즉각 고발을 취하하기 바란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 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임 교수 고발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당원은 권리당원 게시판에 "당의 고발은 최소한의 자위조치이자, 언론의 만행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조치였다"며 "그런데 (고발 취하 의견을 당에 전달한) 이낙연의 행동은 뭔가. 국무총리였지만 지금은 일개 당원이다. 당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적절한 경고를 하라"고 썼다.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 자 '민주당만 빼고'란 제목의 칼럼에서 "촛불 집회 당시 많은 사람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며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정권 유지에 동원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한 줌의 권력과 맞바꿔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임 교수와 그의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 담당자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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