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신발 때문에… 테니스 정현 올림픽 못 뛴다

조선일보
입력 2020.02.14 03:21

협회 "후원사 아디다스 신어라", 발 아픈 정현은 "나이키 신어야"
갈등 빚어 데이비스컵 불참… 도쿄올림픽 출전도 자동 무산

정현

정현(24·세계 139위·사진)이 2020 도쿄올림픽 무대를 못 밟는다. 옷과 신발 때문이다. 정현은 최근 대한테니스협회가 발표한 3월 데이비스컵(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대한테니스협회는 국가대표 선수에게 협회 후원사인 아디다스 의류와 운동화 착용을 요구한다. 정현은 라코스테가 의류, 나이키가 발바닥 물집을 예방하는 맞춤형 운동화를 제공하는 후원 계약을 맺고 있어 협회의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정현 소속사 IMG코리아 관계자는 "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는 협회 옷을 입더라도 경기엔 개인 후원 제품을 허가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협회가 나이키 로고를 검정 테이프로 가리고 뛰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후원 개념을 모르는 황당한 요구이며 글로벌 기준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반면 협회 측은 "2017년 아디다스와 재계약하면서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는 개인 용품을 쓰는 조건을 추가했다"며 "선수 랭킹이 높았다면 문제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개인 프로 스포츠인 테니스는 선수들이 각자 후원 계약을 맺고 1년에 2억원 이상 드는 투어 비용을 충당한다. 국가대항전을 뛸 때도 옷과 신발은 각자 준비하고 색깔만 통일하는 것이 관례다. 북미와 유럽은 물론 일본도 니시코리 게이(25위·유니클로), 니시오카 요시히토(64위·요넥스), 다로 다니엘(105위·오클리) 등 랭킹과 상관없이 각자의 제품을 쓰고 옷 색깔만 빨갛게 맞춰 입는다.

정현은 협회와 후원사 문제로 갈등을 빚어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예선에도 불참했다. 이번 대회까지 불참하면서 올림픽 출전이 자동 무산됐다. 테니스 선수가 올림픽에 나오려면 2016 리우와 2020 도쿄 대회 전까지 데이비스컵에 3차례 이상 출전하고 세계랭킹은 최소 80위권을 유지해야 한다. 정현은 두 차례(2016·2017) 출전에 그쳤다.

현재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권순우(23·84위)도 데이비스컵 불참을 결정했다. 이미 올림픽 참가 요건을 채운 터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를 뛰며 세계랭킹 방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로써 남자 대표팀은 이덕희(218위)와 남지성(245위), 정윤성(328위), 송민규(983위), 정홍(1326위) 5명으로 꾸려졌다. 대표팀은 3월 6~7일 이탈리아 칼리아리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12년 만의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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