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감독의 외조부, 소설가 박태원도 재조명

조선일보
입력 2020.02.14 03:00

[봉준호 신드롬]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작가
16세에 本紙에 시 '할미꽃' 발표… '조광' 잡지에 '천변풍경' 연재

소설가 박태원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외조부인 소설가 박태원(1909~1986·사진)도 재조명받고 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 등의 작품을 남긴 그는 1930년대 대표 소설가. 절친한 친구였던 시인 이상을 모델로 한 소설 '애욕'과 사이비 종교 백백교 사건을 소재로 쓴 '우맹' 등을 조선일보에 연재하기도 했다.

박태원은 10대 후반에 시인으로 먼저 데뷔했다. 16세 때인 1925년 조선일보에 시 '할미꽃'을 발표하고 1926년 조선문단에 시 '누님'이 당선되면서 공식 등단했다. 김기림·이상·이태준·정지용 등과 구인회(九人會)로 활동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은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중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소설가 구보가 집을 나서서 서울 거리를 배회하는 이야기다. 특별한 서사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내면세계를 그리는 실험적 기법을 도입했다. 1930년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조선일보가 펴낸 잡지 '조광'에 1936년 연재됐던 소설 '천변풍경'은 당시 서울 청계천변에 살던 서민의 생활을 담았다. 빨래터와 이발소 등을 주 무대로 당시 도시 세태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박태원은 6·25전쟁 중 남조선문학가동맹 평양시찰단 일원으로 북에 갔다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월북 후 평양 문학대학 교수, 국립고전 예술극장 전속작가로 글을 계속 썼지만 1956년 남로당계 숙청으로 한동안 활동을 중단한다. 이후 작가로 복귀해 실명과 반신불수 상태에서도 구술로 대하소설 '갑오농민전쟁' 등을 완성하고 1986년 타계했다. 1988년 월북 문인 해금 조치 이후에야 그의 작품이 국내에서 출간되고 활발한 연구가 이뤄졌다. 봉 감독의 어머니 박소영씨는 박태원의 둘째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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