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1940년대부터 노조와 결탁… 10년간 최저임금 321% 올려

입력 2020.02.14 01:45

[포퓰리즘에 무너지는 나라] [2] 아르헨티나 최형석 기자 르포

아르헨티나는 노조 강대국이다. 아르헨티나 노동자(1200만명)의 절반인 600만명이 노조원이다. 청소부와 가사 도우미도 노조가 있다. 300만 노조원을 거느린 노동자총연맹(CGT)은 세계 최대 노조단체 중 하나다.

이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1940년대 후안 페론(Peron)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중을 조종해 독재를 한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파시즘을 추종했던 페론은 노동자 세력의 지지를 받아 1946년 당선됐다. 자신의 정치 이념을 '정의주의(Justicialismo)'로 포장하고 최저임금·유급휴가 도입, 노조 설립 제도화, 임금 인상, 해고 금지법 등 노조 친화 정책을 도입했다. 그의 아내 에바 페론은 남편이 반대파에 의해 투옥되자 라디오 방송으로 노조 총궐기를 호소해 남편을 석방시켰다. 노조들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깃발과 벽화에 페론 부부를 새기고 파업에 나선다. 페론 부부가 속했던 정의당은 페론당으로 불리며, 페론의 포퓰리즘 정책은 '페로니즘'으로 고유명사가 됐다.

좌파 포퓰리즘 정부는 노조에 퍼주기 위해 농축산업과 천연자원마저 다국적기업에 팔아넘겼다. 카를로스 메넴(1989~1999년 재임) 대통령은 노조원들을 기업 경영에 참여시켰고, 네스토르 키르치네르(2003~2007년 재임) 대통령은 전임 정부가 마련한 노조 개혁안을 철회했다.

노조가 포퓰리즘 정권을 지지한 대가로 정부는 2000~2010년 최저임금을 321%나 올렸다. 1980년대 라울 알폰신 대통령이 시도한 노조 개혁은 23차례 총파업 앞에 좌절됐다. 이후 어느 정권도 노조와 힘겨루기에서 버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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