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생중계한 변호사 실종… 中네티즌들 "어디에 가뒀는지 밝혀라"

입력 2020.02.11 03:50

[우한 폐렴 확산]
트위터·유튜브서 활동한 천추스… 경찰, 가족에게 "강제격리" 통보
제2의 리원량 사건으로 번질수도

중국 변호사 천추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 상황을 소셜미디어로 중계하던 중국 변호사 천추스(陳秋實·34·사진)가 실종되자 10일 중국 인터넷에서는 그의 소재를 밝히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소셜미디어를 통제하고 언론 자유를 압박한다는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천씨는 지난 1월 23일 중국 정부가 우한을 봉쇄한 직후 우한에 들어가 1월 25일부터 현지 상황을 자신의 소셜미디어로 중계해왔다.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우한의 거리 풍경, 병원과 장례식장 영상을 올렸다. 한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유명세를 얻었던 그는 '공민(公民·시민) 기자'를 자처하며 지난해 홍콩 시위를 취재하기도 했다. 70여만명이 구독하는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을 운영했던 그는 중국 당국의 검열로 계정이 삭제되자 검열이 미치지 않는 트위터·유튜브에서 활동해왔다.

천씨의 어머니가 그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그는 지난 6일 저녁부터 외부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연락이 끊기기 전 그가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은 '우한 정부가 체육관과 컨벤션센터를 고쳐 만든 임시 병원에 직접 가서 취재해 보겠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천씨 가족은 CNN, BBC 등 영미권 언론에 이를 취재해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천씨 가족에게 천씨를 강제 격리하고 있다고 통보했지만 언제, 어디로 격리한 것인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다.

중국에서 지난 7일 안과의사 리원량(李文亮·34)씨가 숨지면서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리씨는 작년 12월 30일 의대 동기들에게 우한 폐렴을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본인도 우한 폐렴에 걸려 숨졌다. 네티즌은 "입을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가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천씨의 실종 사건이 제2의 리원량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는 이날 "천추스 어디로 갔나" "천추스 강제로 격리됐을 것" 등의 글이 올라왔다. "왜 그(천추스)의 이름을 검열하는가"라고 항의하고 "정부가 천추스를 공평하게 대하라. 다른 리원량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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