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취중잡담] 정용진 부회장도 반한 전세계 2분에 1개씩 팔리는 한국 제품

입력 2020.02.11 06:00

전세계 2분에 1대씩 팔리는 거치대
일본에서 히트친 반영구 롤클리너
미국 홍콩서 인기, 아저씨 냄새 없애는 섬유유연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 들며 한국 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CEO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을 게재합니다. 솔직한 속내를 들을 수 있게 취중진담 형식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그들의 성장기와 고민을 통해 한국 경제 미래를 함께 탐색해 보시죠.

생활용품은 중국산이 거의 장악한 시장이다. 국내 생산 기업은 찾기 어렵다. 중국산 공세 속에서도 국내 생산을 하면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생활용품 업체들을 만났다.

◇정용진 부회장이 보고 간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대

'대쉬크랩’은 집게형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대 전문 기업이다.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알려져 있다. 일본 등 30개국에 수출되며 전 세계에서 2분마다 1대 씩 팔리고 있다. 한 전시회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보고 간 제품이다.


김수종 대표(왼쪽)와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되는 차량용 거치대 /대쉬크랩 제공
김수종 대표(왼쪽)와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되는 차량용 거치대 /대쉬크랩 제공
대쉬크랩 김수종 대표는 집게형 거치대를 최초 개발했다. 고정부위를 자유자재로 늘리고 줄일 수 있어서 어떤 크기의 스마트폰이든 고정시킬 수 있다. 대쉬크랩의 지금까지 판매량은 250만개를 넘는다. 무선충전이 가능한 제품(http://bit.ly/37pDCHR)의 인기가 가장 높다. "경쟁 제품의 2/3정도 크기이면서 무는 힘이 좋고 초고속충전 기능을 제공합니다. 스마트폰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열리고 거치하면 닫혀서 힘들여 넣고 끼울 필요가 없죠."

영국, 프랑스, 독일, 홍콩, 대만 등 3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일본에선 현지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이 꼽은 차량용 액세서리 ‘베스트 10’에 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창업 전 한 외국계 기업에서 광고·마케팅 컨설팅을 했다. 안정적이면서 급여 조건도 좋았다. 1억원 넘는 연봉을 받았다. 창업을 결심한 건 '자유'를 위해서였다. "어느 순간 직장 생활이 단조롭게 느껴졌어요. 내가 하고자 하는 그림을 나 스스로 그려보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창업만 한 게 없더라고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운데)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왼쪽 둘째)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수종 대표(오른쪽 둘째). 정용진 부회장은 제품을 보고 '고급스러우면서 기능도 좋다'고 격려했다. /대쉬크랩 제공
김동연 경제부총리(가운데)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왼쪽 둘째)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수종 대표(오른쪽 둘째). 정용진 부회장은 제품을 보고 "고급스러우면서 기능도 좋다"고 격려했다. /대쉬크랩 제공
과거 직장 경험이 사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외국계 기업에서 광고·마케팅 일을 할 때 1000곳 정도 중소기업을 만나봤다"며 "자연스럽게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를 관찰하고 배울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특히 "전자부품 회사를 많이 만난 경험이 있어서 사업을 일궈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목표는 3년 내에 연 매출을 100억원대로 끌어올리고, 상장(IPO)에 성공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꼭 꿈을 이루겠다"고 했다.

◇11개국에 수출하는 롤클리너

스네일픽스는 생활용품을 만들어 일본 등 11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반영구 롤클리너'(http://bit.ly/30N6RBU)다. 일반 롤클리너는 종이테이프 형태다. 돌돌 말아 쓴 다음 접착력이 떨어지면 떼서 버려야 한다. 반영구 롤클리너는 돌돌이에 접착제가 코팅돼 있다. 사용 후 물로 씻으면 롤에 붙었던 먼지가 떨어지고, 물기를 제거하면 다시 새것처럼 쓸 수 있다. 접착제에 물이 닿으면 수막현상이 생겨 이물질이 떨어지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스네일픽스 고광복 대표 /큐텐츠컴퍼니
스네일픽스 고광복 대표 /큐텐츠컴퍼니
이 회사 고광복 대표는 창업 전 생활용품 유통 회사에서 11년 일했다. 평소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유통하던 물건들을 유심히 보고는 ‘이렇게 바꿔보면 좋겠다’고 제안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받아들여진 건 없었죠. 반영구 롤클리너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내가 해보자 해서 창업했습니다."

롤클리너가 성공하면서, 다른 제품도 연달이 히트를 쳤다. 연매출은 창업 첫해 3000만원에서 작년 20억원으로 뛰었다. "2016년 일본에 첫 수출을 한 뒤 각지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요. 첫 수출했던 순간이 창업 후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입니다. 이후 러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에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스네일픽스의 반영구 롤클리너 /스네일픽스 제공
스네일픽스의 반영구 롤클리너 /스네일픽스 제공
‘회사로 오는 모든 전화는 대표가 받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회사로 걸려오는 전화가 하루 50~60통은 되는데, 내근 때는 물론 외근 때도 휴대폰 착신전환까지 해가며 모두 받는다. "원래는 담당 직원이 전화를 받도록 했어요. 그런데 저 스스로 소비자 의견을 들을 방법이 없더라고요. 불만 전화. 물론 응대하기 피곤하죠. 그래도 경청하고 소통하다 보면 제품을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불만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받아 들이려 노력합니다."

◇여성이 좋아하는 남자 향 섬유유연제, 고소득 전문직 사이 인기

라이프타임웍스는 패션남들 사이에서 화제인 남성 전용 섬유유연제인 ‘제임스웍스’를 만든다. 작년 8월 출시 이후 매달 10만개씩 팔리고 있다.

이 회사 위진왕 대표는 제품 브랜딩부터 제조, 생산, 온·오프라인 유통, 디자인, 촬영, 마케팅, 회계 등 상품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일을 스스로 책임진다. 위 대표는 "20대부터 일찍 한 사업과 직장 생활 경험 덕분"이라고 했다.


인터뷰하는 위진왕 대표 /큐텐츠컴퍼니
인터뷰하는 위진왕 대표 /큐텐츠컴퍼니
첫 사업은 얼리어댑터(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 보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였다. 열심히 운영했더니 회원수가 10만명을 넘는 대형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관련 광고주가 몰리면서, 하루 500만원이 넘는 광고 수익을 거둔 날도 있다.

그렇게 번 8억원으로 인터넷전화·케이블TV ·이동통신 대리점을 냈다. 3가지를 결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가입자를 모으는 매장이다. 이왕 하는 것 공격적으로 덤볐다. 경기도 일산에 두 곳, 파주에 한 곳. 총 세 곳의 매장을 한 번에 내며 대박을 노렸다. 하지만 너무 벌린 사업을 감당하지 못해 곧 폐업했다. 투자금 8억원이 공중분해됐다.

이후 쇼핑몰 사업을 했다가 이 역시 실패하고 나서, 만든 제품이 제임스웍스(http://bit.ly/3aNqz5g)다. "향은 사실 남성 스스로 만족하기 보다, 여성에게 어필하기 위한 측면이 큽니다. 여성들은 강렬한 향보단 은은한 향을 좋아합니다. 바로 그 향을 섬유유연제에 담았더니 좋은 반응이 왔습니다. 여성이 좋아하는 남자향 제품이 된거죠."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리는 제임스웍스 유연제 /라이프타임웍스 제공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리는 제임스웍스 유연제 /라이프타임웍스 제공
혼자 사는 고소득·전문직 남성이나 연애를 막 시작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른 인기를 얻으며, 신세계, 갤러리아, 현대, SSG, 올리브영 등 입점에도 성공했다. "입점이 까다롭다는 신세계에 출시 한 달 만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뿌듯했어요. 제임스웍스의 가치와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니까요. 수출도 합니다. 홍콩에 이미 나가고 있구요. 미국 수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쇼핑몰에 남성용 생활용품 카테고리를 만드는 게 꿈이다. "쇼핑몰에 남성용 화장품 카테고리가 생긴 게 15년이 넘었어요. 처음엔 생소했지만 지금은 국내만 연 1조2000억원 시장으로 커졌죠. 남성용 생활용품 시장도 그 정도로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각 쇼핑몰에 별도 카테고리도 생기겠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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