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중 '리얼리티 쇼' 연출한 트럼프, 아프간 파견장병 가족 '깜짝' 상봉

입력 2020.02.05 15:41 | 수정 2020.02.05 17:3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각) 신년 국정연설에서 쇼맨십 정치인으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 했다. 그는 78분의 연설 대부분을 재임 중 외교, 경제적 성과를 자랑하는 데 할애한 뒤 후반부에 자신의 업적이 더욱 돋보이도록 ‘깜짝 쇼’를 연출 해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리얼리티 TV스타로 다시 되돌아 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국정연설을 ‘TV용 이벤트’라고 전하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종식시킨다는 공약을 강조하기 위해 리얼리티TV를 통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고 했다.

◇ 장면1. 아프간 파견 장병 가족에 ‘서프라이즈 선물’

"에이미, 한 가지가 더 있다. 오늘밤 아주 특별한 '서프라이즈'가 있다. 당신의 남편이 파병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아주 기쁘다."

트럼프가 4일(현지 시각) 국회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깜짝 쇼’를 여러차례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AP연합뉴스
트럼프가 4일(현지 시각) 국회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깜짝 쇼’를 여러차례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파견 간 남편을 둔 여성 에이미 윌리엄스를 언급하며 "풀타임으로 일하고, 다른 군 가족을 돕기 위해 셀수 없이 오랜 시간 자원봉사를 하는 노스캐롤라이나의 훌륭한 어머니"라며 칭찬 했다.

이후 트럼프가 "당신의 남편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전하는 순간 회의장 뒷편에서 군복을 입은 남편이 걸어 들어왔다. 에이미는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이 3살, 6살 두 자녀와 인사를 나누고 에이미와 키스를 나누는 동안 회의장 내에는 뜨거운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에이미 옆에 앉아있던 멜라니아 트럼프가 그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트럼프가 본인의 외교, 경제 성과를 자랑하는 동안 무표정하게 앉아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연설 직후부터 트럼프와 냉랭한 분위기였던 낸시 펠로시 의장도 일어나 밝은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 장면2. 절친 라디오쇼 진행자에게 ‘자유의 메달’ 수여

트럼프는 이날 보수 성향의 라디오 쇼를 31년 간 진행해온 러시 림보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NBC앵커 샤히르 카푸어가 작년 4월 트위터에서 공개한 트럼프와 러시 림보의 골프 회동 사진. /샤히르 카푸어 트위터
NBC앵커 샤히르 카푸어가 작년 4월 트위터에서 공개한 트럼프와 러시 림보의 골프 회동 사진. /샤히르 카푸어 트위터
트럼프는 러시 림보를 언급하며 "그는 수백만 미국인에게 사랑 받는 남자로, 최근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며 "오늘 밤 우리나라 최고 시민에게 수여하는 대통령 자유의 메달 수여를 발표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고 림보는 입을 벌린 채 놀란 표정으로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뒤늦게 일어나 두손을 포개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메달은 림보 옆에 앉아있던 멜라니아가 수여했다. 림보가 진행하는 라디오쇼의 주 비판 대상이었던 민주당 의원들은 일어서지 않았다.

림보는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백악관에서 초청한 손님 명단으로 공개 되지 않은 인물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을 공공연하게 지지하는 림보와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해왔다. 백악관에 따르면 자유의 메달은 미국의 안보, 국익, 세계 평화, 문화 또는 기타 중요한 공공 또는 민간의 노력에 특별히 기여한 개인에게 수여된다.

◇ 장면3. 편모 가정에 ‘깜짝 장학금’ 수여하며 민주당 비난

트럼프가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깜짝 발표한 펜실베니아의 스테파니(母)·재니야(女) 데이비스 모녀. /백악관
트럼프가 장학금을 수여한다고 깜짝 발표한 펜실베니아의 스테파니(母)·재니야(女) 데이비스 모녀. /백악관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 초대한 펜실베니아의 소녀와 어머니에게 '깜짝 장학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는 "좋은 소식이 있다. 당신의 오랜 기다림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며 "당신은 기회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곧 당신이 선택한 학교에 갈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모녀가 서로 껴안고 기뻐하는 동안 트럼프는 의회가 '학교 선택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안은 학교에 장학금을 내는 기업과 개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장학금을 확대해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학교로 자유롭게 전학 갈수 있도록 장려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 추진했으나 민주당 소속인 펜실베니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트럼프는 펜실베니아 주 정부를 비난하며 "의회에서 100만명의 미국 어린이들에게 재니야가 방금 받은 것과 같은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한다"며 "어떤 부모도 낙제 수준의 정부 학교에 아이를 보내도록 강요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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