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우한 폐렴’ 마스크 중국산은 쓰면 안 된다?

입력 2020.02.05 11:44 | 수정 2020.02.05 11:47

‘우한 폐렴’ 마스크 사용법 ABC
입만 가리면 된다?... 호흡하는 코까지 가려야 효과
"중국산 마스크 감염 사례 無"…종류보다는 착용이 핵심
마스크 재사용 두고 "기능 떨어진다" VS. "문제없다"

5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가 18명까지 늘면서 마스크 소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마스크 사용 방법은 무엇인지, 마스크 재사용이 가능한 지 등을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의학 전문가에게 문의, 각종 마스크 관련 궁금증의 진위를 알아봤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강사로부터 올바른 마스크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송파구청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보건강사로부터 올바른 마스크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Q. 마스크로 입만 가리면 된다? → X
숨 쉬기가 답답하다는 이유로 입 주위만 마스크로 가리는 경우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마스크로 코까지 가려야 착용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한 폐렴이 침방울과 분비물(비말) 등을 통해 주로 감염되는 상황에서 코 점막 등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스크를 쓸 때 코 주변을 꾹 눌러서 얼굴에 딱 맞게 착용해야 한다고 한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은 입과 코를 통해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할 때 반드시 코까지 가려야 효과가 있다"며 "입만 가리는 것은 마스크 착용 효과가 떨어진다"고 했다. 2015년 전국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 증후군)이 퍼지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코까지 가리고 쓴 사람은 감염되지 않았지만, 입만 가린 경우 메르스에 걸린 사례가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생산된 마스크. /트위터 캡처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생산된 마스크. /트위터 캡처
Q. 중국산 마스크는 피해야 한다? → X
최근 온라인으로 마스크를 구매했더니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생산된 마스크가 배송 왔다는 게시물이 SNS에 올라와 논란이 됐다. "마스크에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텐데, 착용하면 오히려 감염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들이었다. 특히 중국 전역으로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마스크를 피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산’ 마스크를 사용해도 우한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자연환경에서 보통 이틀 정도 사는데, 공산품에 닿으면 생존 기간이 더 짧아진다"며 "중국산 마스크를 써도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코로나바이러스는 서한이나 소포 등 물체 표면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Q. 출근때 착용한 마스크 퇴근 때도 쓸 수 있다? → △
‘우한 폐렴’ 확산으로 마스크 가격 폭등과 품귀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 재사용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 지역 맘 카페 등에 "마스크를 재사용해도 되나요?"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유튜브에 ‘마스크 재사용법’ ‘마스크 오래 쓰는 법’ 등의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렸다. 마스크는 1회 사용이 원칙이라는 주장이 있다. 마스크를 사용한 순간,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각종 바이러스에 마스크 겉면이 오염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외부 공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숨을 쉬면, 마스크 안에 습기가 차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고 한다. 엄중식 교수는 "마스크는 사용하면 할수록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기능이 떨어진다"며 "마스크를 사용하다 보면 축축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텐데, 그땐 이미 바이러스 차단 기능이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스크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 겸 방송인 홍혜걸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사람들은 8시간이 유효기간이라 말하지만 이는 먼지가 자욱한 작업장에서의 기준"이라며 "침방울을 거르는 기능은 (마스크를 재사용 해도) 거뜬히 유지되기 때문에 모양의 훼손만 없다면 일주일 이상 사용해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 마스크 진열대에서 일부 제품이 동나 진열대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 마스크 진열대에서 일부 제품이 동나 진열대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Q. 마스크 KF94 등급만 효과가 있다? → X
질병관리본부가 우한 폐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KF94 이상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면서 소비도 KF94 이상의 마스크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지, 어떤 종류의 마스크를 썼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줄임말이고 숫자는 입자차단 성능을 뜻한다. ‘KF80’ ‘KF94’ ‘KF99’ 등이 있는데 비말의 크기가 최소 5㎛(마이크로 미터) 이상이고, KF 인증을 받은 마스크는 평균 0.4~0.6㎛ 크기의 미세입자를 걸러낸다. KF94 이상의 마스크가 아니더라도 우한 폐렴을 퍼뜨리는 비말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오히려 KF94 마스크는 산소투과율이 낮아 장시간 사용이 어렵다고 한다. 썼다 벗었다 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클 수 있다고 한다.

이진서 교수는 "핵심은 마스크를 쓰는 것이지, 마스크의 종류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의료용 마스크는 어느 것을 써도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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