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주발사체도 고체연료 허용… 韓·美 미사일 지침 바꾼다

조선일보
입력 2020.01.29 03:00 | 수정 2020.02.03 14:25

한·미 당국은 우리나라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추진력과 사거리 제한을 푸는 방향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키로 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우리의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을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처음으로 풀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액체연료 로켓으로만 제한돼 차질을 빚었던 한국형 우주발사체 개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이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위한 양국 정부 간 협의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이라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민간용 로켓의 추력(추진력)과 사거리 제한을 푸는 내용으로 세부 사항을 막판 조율 중"이라고 했다. 1979년 체결된 한·미 미사일 지침은 세 차례(2001·2012·2017년) 개정에도 불구하고 고체연료 사용 우주발사체의 추진력과 사거리를 각각 '100만 파운드·초(선진국 고체연료 로켓의 10분의 1 수준)' 이하, '사거리 800㎞' 이하로 제한해 왔다. 이에 "세계 각국은 물론 북한도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하는데 우리만 뒤처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액체연료 로켓을 기반으로 한 나로호는 2009~2010년 두 차례 발사에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침 개정으로 민간용(비군사용) 고체연료 발사체의 제한이 풀리면 우주탐사 등을 위한 소형 인공위성 개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고체연료 로켓은 액체연료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제작비가 저렴하다. 연료 주입 과정이 없어 신속한 이동·발사도 가능하다.

한·미 당국은 2018년부터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해왔고, 지난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협상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간 고체연료 우주발사체가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 등 다른 나라와 형평성에 어긋난다' '순수 민간용'이라는 우리 측 설득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사일 지침 개정에 중국과 북한이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는 민간 우주 개발을 위한 미사일 지침 개정과 무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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