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사태에 시진핑 1인체제 문제까지 부각

입력 2020.01.26 10:25 | 수정 2020.01.26 11:55

SCMP "시 주석 승인때까지 주도적 대응 못해… 관료주의 고질 문제 반영"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 중난병원에서 의료진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확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 중난병원에서 의료진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확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의 1인 권력체제 강화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태를 진정시키는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시를 받아야 움직이는 관료주의가 사태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1인체제 강화로 되레 관료들의 주도적인 대응이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5일 시 주석이 주재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전염병 대응 업무 영도소조’를 만들기로 한 것은 국가자원을 신속히 동원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한 폐렴 사태는 중국에서 대중이 큰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도 지방관료들이 주도적으로 대응하는데 실패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염병 영도소조 설립은 2002~2003년 중국에서 발발해 전 세계에서 8000여명을 감염시키고 774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태 때에도 없던 조치다.

SCMP는 중국 지방관료들은 최고 지도부의 지시를 어기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정치분석가 장리판은 SCMP에 "중국의 정치시스템하에서는 시 주석이 승인할 때까지 일이 진척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은 시 주석이 잘못 판단할 경우 일련의 큰 실수들이 뒤를 이을 것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리판은 특히 중국 관료들은 윗선에 긍정적인 얘기만 하고 부정적인 사실을 숨겨왔기 때문에 돌발상황에 적절한 대처를 제때 하지 못해왔다고 했다. 실제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일 우한 폐렴에 대한 특별지시를 내린 이후에야 공격적인 대응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우한시 관료들의 늑장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중국내에서 잇따르는 것도 이 같은 우려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우한의 한 의사는 익명을 전제로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지방 보건당국의 늑장 대응이 우한 폐렴 사태의 심각성을 키운 주범이라고 지적했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12일 이후 급속히 확산됐는데도 새로운 환자 통계를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후베이성 공산당위원회가 발간하는 후베이일보의 수석 기자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린 "우한 지도자들이 즉각 제거돼야한다"는 글이 이후 삭제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기자는 이 글에서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지방의 지도자를 지금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 대체하는 건 우한 폐렴 대응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갈수록 엄중해지는 심각한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 지도자들은 지도자를 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편집인 후시진도 웨이보에 "우리는 이번사태와 유사한 사스 경험을 갖고 있다"며 "우한시와 국가 위생당국이 책임져야한다"고 썼다.

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됐던 사스가 베이징에서 급속히 확산되면서 당시 정보 비공개 등 늑장 대응을 이유로 베이징 시장이 경질됐고 중국 당국은 투명 행정을 약속했었다. 16년이 흐른 뒤 발생한 우한 폐렴 사태는 중국 관료주의 뿌리가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의사협회 '우한 폐렴' 담화 발표… "中후베이성 입국자 전수조사 필요" 조은임 기자
일본서 '우한 폐렴' 4번째 감염자 확인 조은임 기자
'우한 폐렴' 공포가 수도권 덮친다… 이틀간 거리 활보한 세 번째 확진자 최락선 기자
미국서 '우한 폐렴' 세번째 확진자 발생 조은임 기자
정부, 중국 우한 갇힌 교민 철수 위해 전세기 투입 검토 변지희 기자
'우한 폐렴' 오염지역 中전역으로 확대… "격리자 대폭 증가될 듯" 조은임 기자
美 전세기 띄운다… 세계 각국 中우한서 '자국민 구출 작전' 박현익 기자
'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중국 관광객 3천명 충남 여행일정 취소 연합뉴스
中우한에 고립된 한국인 400여명 "전세기 통해 벗어나고 싶어요" 박현익 기자
文대통령 "우한폐렴 24시간 대응… 과도한 불안 갖지 말라" 변지희 기자
우한 폐렴 확산 차단, 이번주가 고비... 中 시진핑, 설 연휴 반납하고 초강력 대책 천명 유진우 기자
美 이어 캐나다 첫 우한폐렴 확진… "북미 전역 영향권" 박현익 기자
국내 3번째 '우한 폐렴' 확진자 나와… 공항 검역대선 '무증상'으로 통과했다 최락선 기자
中 '우한폐렴' 사망자 56명으로 늘어… 에이즈 치료제까지 동원 박현익 기자
"북한도 막는데…" 중국인 입국 금지 靑청원 20만명 넘겼다 최락선 기자
'탈원전' 정부, 英 브렉시트 일단락되자3년 만에 원전 수출 재도전한다 세종=정해용 기자
'우한폐렴 공포' 中, 27일부터 해외 단체여행 전면 금지 김민정 기자
티베트 뺀 中 전역이 전염병 감염…시진핑 “현재 가장 중요 업무”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외교부, 中우한시 여행경보 2→3단계 '철수권고' 상향조정 뉴시스
필리핀 “우한서 온 중국 관광객, 모두 돌려보낸다” 김민정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