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폰도 털렸다, 배후는 빈살만?

조선일보
입력 2020.01.23 03:11

빈살만 메시지 받은뒤 해킹당해… 해킹 5개월 후 카슈끄지 피살

베이조스, 빈살만
베이조스, 빈살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 갑부인 제프 베이조스(56)의 스마트폰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해킹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베이조스가 지난 2018년 빈살만 왕세자로부터 스마트폰 메신저 앱 '와츠앱'으로 짧은 동영상이 첨부된 메시지를 전달받았는데 그 직후 베이조스의 스마트폰에서 다량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베이조스가 작년 1월 보도된 자신의 불륜 사실을 폭로한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업체에 맡겼는데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21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베이조스의 스마트폰을 분석한 사설 조사관에 따르면 2018년 5월 베이조스는 미국 LA 할리우드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 빈살만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다. 연락처를 교환한 다음 날 빈살만은 와츠앱을 통해 베이조스에게 짧은 동영상 파일을 하나 보냈다. 베이조스가 이 동영상이 첨부된 메시지를 클릭하자 그의 휴대전화가 악성 코드에 감염됐고 그의 스마트폰에 담겨 있던 수많은 정보가 몇 시간 만에 외부로 빠져나갔다고 한다. 다만 정확히 어떤 정보가 빠져나갔는지는 확실치 않다.

두 사람이 연락처를 교환한 다음 날 해킹이 이뤄진 점, 해당 동영상에 악성 코드가 포함돼 있던 점, 조사 결과 휴대전화를 감염시킨 악성코드가 과거 사우디 측이 주도한 해킹 방식과 유사하다는 점 등으로 해킹 사건의 주범이 사우디 왕실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베이조스의 휴대전화를 조사한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를 인용해 "(사우디 왕실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왜 베이조스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려 했을까. 외신들은 베이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정보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칼럼을 기고하다 사우디 왕실에 의해 암살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과 해킹을 연관시키는 시각도 있다. 휴대전화 해킹 사건이 발생하고 5개월 뒤인 2018년 10월, 카슈끄지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 안에서 토막 살해당했다. 카슈끄지 사건을 조사한 유엔 관계자들은 사우디 왕실이 베이조스의 휴대전화를 통해 카슈끄지의 위치와 연락처 등의 정보를 빼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 법원은 카슈끄지 살인에 연루돼 기소된 11명 중 5명에게 사형을, 3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지만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엔 모조리 무죄를 선고해 빈살만과의 관련성을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가디언의 보도 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킹 배후가 사우디 왕국이라는 언론 보도는 "터무니없다(absurd)"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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