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성1호 조작' 한수원 압수 수색으로 증거부터 확보해야

조선일보
입력 2020.01.21 03:18

한수원이 신고리 3·4호기를 운영하는 산하 새울발전소 노조 지부장 강창호씨의 컴퓨터를 '감사를 위한 증거 확인' 명분으로 봉인 조치를 했다.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폭로가 이어지자 내부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한수원은 세 번에 걸쳐 작성한 '월성1호기 폐쇄 관련 경제성 평가' 보고서를 왜곡해 회사와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그런 사람들이 제보자를 적발하겠다고 직원 컴퓨터를 뒤지고 나선 것이다. 도둑이 되레 몽둥이 들고 나선다는 말이 생각난다. 부담을 느꼈는지 한수원은 하루 만에 봉인을 해제했다고 한다.

한수원은 20일 세 차례 왜곡 조작에 대해 "합리적 변수를 찾아내고자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변명했다. 수명 연장 후 첫해였던 2015년 95.8%에 달했던 월성1호 가동률을 일부러 70%, 60%로 떨어뜨려 놓고서 '합리적 변수를 찾은 것'이라고 둘러댔다. 한수원은 2017년 가동률이 40.6%였던 걸 핑계로 들고 있지만, 2017년 가동률이 급락한 것은 한수원이 탈원전 정권 눈치를 보고 월성1호를 '정기 예방정비'라는 명목으로 1년 넘게 세워뒀기 때문이다. 같은 중수로 원자로인 월성2호기 경우 2018년 예방정비를 두 달 만에 끝냈다. 일부러 가동을 중단시키고 '가동률이 낮으니 경제성이 없다'고 한다. 소가 웃을 일이다. 원자력 전기 판매 단가 경우 2013년 ㎾h당 39원에서 2017년 61원까지 계속 올랐다. 그런데도 2022년이면 판매 단가가 49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분석했다. 이것은 경제성 평가가 아니라 사기 행위에 가깝다.

새울발전소 강창호 지부장은 "경제성 평가 날조, 왜곡, 변조는 게이트급(級) 범죄"라고 했고, 이에 가담한 산업부, 한수원, 회계법인의 관계자 11명을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 감사원에서 국회 요구로 월성1호 문제 감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떤 식으로 왜곡될지, 무슨 핑계로 4월 총선 이후까지 질질 끌지 알 수 없다. 이 사건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유재수 감찰 무마 못지않은 국정 농단이다. 이 정권 사람들의 최근 폭주를 보면 증거인멸 정도는 우습게 할 수 있다. 검찰의 압수 수색으로 증거를 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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