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맞은 퀸 "한국 떼창과 셀카봉 못잊어 또 왔어요"

조선일보
입력 2020.01.17 03:46

영국 록그룹 퀸, 공연차 내한
"그동안 아쉬움이나 후회요? 하나만 바꿔도 모든 것 달라져…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죠"

나이 들어도 '록의 여왕(Queen)'은 위엄을 잃지 않았다. 올해 결성 50년을 맞은 영국 록 그룹 이 내한 공연을 앞두고 16일 낮 서울 여의도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의 내한 공연은 18~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이틀간 열린다.

원년 멤버인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72)는 반짝이는 금색 의상, 드럼의 로저 테일러(70)는 짙은 자주색 정장 차림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미국 신인 발굴 TV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으로 2011년부터 10년째 퀸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애덤 램버트(37)도 아버지뻘인 두 멤버 사이에 앉았다. 짧은 촬영 시간 동안 이들은 엄지와 검지로 '하트' 표시를 만들어 보였다. 메이는 강한 영국식 억양이 깃든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원년 베이시스트였던 존 디컨(68)은 1997년 은퇴를 선언했다.

영국 록 그룹 퀸이 16일 간담회에서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에 엄지와 검지를 모아서 한국식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 보컬 애덤 램버트, 드러머 로저 테일러.
영국 록 그룹 퀸이 16일 간담회에서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에 엄지와 검지를 모아서 한국식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 보컬 애덤 램버트, 드러머 로저 테일러. /김지호 기자
퀸의 내한 공연은 2014년 8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들은 한국 공연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묻자 일말의 주저 없이 세 가지를 꼽았다. '셀카봉'과 '떼창(함께 부르기)', 그리고 젊은 관객이었다. 브라이언 메이는 "(셀카봉처럼) 좋은 발명품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전 세계에서 통하는 한국의 발명품인 것 같아서 언제나 갖고 다니면서 무대에서 팬들의 모습을 촬영할 때 사용했다"고 말했다. 보컬인 램버트는 "퀸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한국 팬들의 에너지와 사랑이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로저 테일러는 "공항까지 나온 한국 젊은 관객들의 환호에 깜짝 놀랐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덕분에 젊은 관객이 더욱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 세계에서 9억달러(약 1조원)를 벌어들여서 '역사상 최고 수익을 기록한 음악 전기 영화'로 불린다. 한국에서도 관객 990만명을 동원했다. 그해 포브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가장 많이 들었던 록 음악도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세계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등 K팝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로저 테일러는 "우리와는 세대 차이가 있고 (K팝은) 팝적 요소가 강하지만, 세계를 정복(conquer)한 이들의 활약에 축하를 보낸다"고 했다. 메이 역시 "영국에서도 인기가 대단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존경심을 지니고 있다(respectful). 색다른 감성과 재능, 에너지 덕분에 미래 역시 탄탄대로"라고 말했다.

퀸 원년 멤버들이 세계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은 원년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1946~1991)와 현재 보컬인 램버트에 대한 비교 평가일 것이다. 이들은 역시 준비된 답변을 내놓았다. 로저 테일러는 "머큐리가 전설적인 리더(frontman)였던 건 분명하지만, 램버트도 지금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가수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메이는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도 여전히 창조적 시도와 변화를 통해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메이는 2007년 영국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천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도이기도 하다. 그는 "흔히 과학과 음악은 양립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과학 역시 창의성과 영감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음악과 통하는 점이 적지 않다"고 했다. 동물 보호 활동에도 적극적인 메이는 한 달씩 엄격한 채식을 하는 식단 조절을 실천하고 있다. 방한 직후에도 사찰 음식을 맛보았다고 했다.

'퀸의 반세기 역사에서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었느냐'는 마지막 질문에 이들은 이렇게 답했다. "실수는 있었겠지만 하나만 바꿔도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다." 역시 '록의 여왕'다운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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