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으로 꽃게·우럭 사라질 것" 이번엔 태안서 해상단지 반대 시위

입력 2020.01.17 03:13

郡 "한해 140억 세수 올릴수 있어"… 어민들은 "생계 위협" 강력 반발

"해상풍력 설치하면 어민들은 죽는다!" "바다 죽이는 해상풍력 설치 반대한다!"

16일 오전 10시 충남 태안군청 앞에 모인 어민 200여명은 격앙된 목소리로 "해상풍력단지 조성 반대"를 외쳤다. 상여와 근조 화환까지 준비한 이들은 만가(輓歌·상엿소리)를 스피커로 틀어놓고 30여분간 태안군청 앞 도로를 행진했다. 행진을 마친 어민들은 "군수와 군의원들을 만나겠다"면서 태안군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막혔다. 정문에서 수차례 진입을 시도하던 어민들은 그 자리에서 상여와 근조 화환을 모두 부쉈다. 박진우 태안서부선주협회 사무국장은 "태안 어민들을 무시하는 태안군수와 군의원들은 모두 죽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들의 집회는 이날 낮 12시 30분까지 이어졌다.

16일 충남 태안군청 앞에서 어민 200여 명이 상여를 메고 태안군청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맞서고 있다. 어민들은 모항항 서쪽 25㎞ 해상에 건립을 추진하는 해상 풍력발전 단지가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6일 충남 태안군청 앞에서 어민 200여 명이 상여를 메고 태안군청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맞서고 있다. 어민들은 모항항 서쪽 25㎞ 해상에 건립을 추진하는 해상 풍력발전 단지가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석모 기자

전국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이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충남 태안에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어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어민들은 해상에 짓는 풍력발전기 때문에 어장이 축소돼 생계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절대로 건설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태안군에 따르면 문제의 해상풍력발전단지는 모항항에서 서쪽으로 25㎞ 정도 떨어진 바다 위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해상 면적 1.1㎢(33만평)에 8㎿급 풍력발전기 5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비 2조원이 투입된다.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등이 참여한 ㈜태안풍력발전이 사업자로 나서고 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지난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면 연간 140억원 정도 세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태안을 살리기 위한 좋은 사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민들은 "삶의 터전인 태안을 죽이기 쉬운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어민들은 "거대한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발전기가 가동되면 바닷속 생물들이 소음과 진동을 피해 모두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민 구모(61)씨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될 해역은 도미, 광어, 우럭 등 활어잡이 어선뿐 아니라 꽃게잡이 배들도 몰리는 곳"이라며 "어족 자원이 풍부한 바다에 거대한 발전기를 설치하는 건 조업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 꽃게잡이 어민은 "통발 70개를 700m짜리 줄에 매달아 바다에 던지면 조류에 떠내려가다 바닥에 닿게 된다"면서 "풍력발전기가 생기면 통발이 구조물에 걸리게 돼 작업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 "어망과 통발이 풍력발전기에 걸리면 그대로 버릴 수밖에 없어 바다에 쌓이게 되고 결국 폐어구로 인해 어족 자원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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