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원맨쇼

입력 2020.01.17 03:01

중국대표단 병풍처럼 세워놓고 1시간 15분동안 무역합의 자랑
WP기자, 트럼프 조롱 책 출간

15일(현지 시각) 미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원맨쇼' 현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뿐 아니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등 중국 측 대표단까지 자신의 뒤에 '병풍'으로 세워놓고 1시간 15분간 마치 리얼리티쇼의 주인공처럼 사회를 보고 연설까지 했다.

서명식은 예정보다 20분 늦은 오전 11시 50분쯤부터 시작했다. 이날 정오부터 미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상원으로 보내기 위한 투표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해 서명식에 참석한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공화당 의원들도 원하면 (탄핵안 송부에) 투표할 수 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는 또 "(폭스비즈니스의 앵커) 루 돕스가 (나를)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을 포함해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고 자랑했다. 펜스 부통령 등은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미국 경제가 활황"이라며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류허 부총리와 함께 합의안에 사인했다. 대통령이 부총리와 사인을 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와중에 트럼프는 그런 외교적 격식을 무시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 기자 2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 수준을 조롱하는 '매우 안정된 천재(A Very Stable Genius)'란 책을 냈다고 WP가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수차례 "나는 매우 안정된 천재"라고 했다. 이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을 때 "(인도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지 않은 것 같은데"라고 했다. 인도와 중국이 히말라야 일대 국경을 놓고 전쟁까지 치렀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군 함정 애리조나호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 기념관'에 갔을 때, 당시 존 켈리 비서실장에게 "어이 존, 이게 뭐야? 이번 투어는 뭐지?"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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