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서로 승리라 했지만 시간만 번 '취약한 휴전'

입력 2020.01.17 03:01

美, 중국 보조금 문제 합의 못해… 中, 관세 전면 철회 못 이끌어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해 "미국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합의"라고 했다. 무역·투자 등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고 "미국 기업, 농부, 제조업체, 혁신가들에게 엄청난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류허 부총리가 대독한 입장문에서 "이번 합의는 중국과 미국, 전 세계에 유익하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1단계 무역 합의가 자국에 유리한 결과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시진핑 모두 실제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날 "상호 평등한 합의"라고 강조했지만 합의문상으로는 중국이 양보한 것이 많다는 평가다. 미국의 보복 관세 전면 철회를 이끌어내지 못한 반면 중국이 이행해야 할 의무는 시기별로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1년 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아 올해 경제에서 사오캉 사회(중산층 수준의 사회)를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무역 전쟁으로 중국 내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추산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0.25%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이 돈으로 무역 전쟁에서 시간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비판을 감안한 듯 중국 관영 매체는 1단계 합의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번 합의가 "중국이 펼쳐 온 수입 확대 정책에 부합하고, 소비자에게 유리하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는 중국 경제 혁신 발전에 필요하다"며 "중국 기업의 해외 지식재산권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미국 내에서도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국유기업 보조금 지급 문제 등 미국 정계와 산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문제는 이후 협의하기로 미뤘다. 트럼프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합의를 서둘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미국산 상품을 중국이 사도록 강요함으로써 스스로 공정한 자유 무역의 가치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은 "1단계 무역 합의는 취약한 휴전(休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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