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엔 '집 매매 허가제', 폭탄 갖고 노는 아이들이 따로 없다

조선일보
입력 2020.01.16 03:18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방송에 나와 "특정 지역에 대해 (주택·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둬야 한다는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 등 집값 급등 지역에서 집을 사고팔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며칠 전 "'초고가 주택 거래 허가제 도입'이 포함된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이란 내용의 지라시(정보지)가 돌자 국토부가 '가짜 뉴스'라고 부인하더니, 같은 내용을 청와대 정무수석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몇 시간 뒤 청와대 고위 당국자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동산 매매 허가제는 사유 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위헌적 정책이다. 노무현 정부도 검토했다가 위헌 논란 때문에 접었고, 중국 등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책이다. 이런 초법적 국가주의 규제를 경제 담당도 아닌 정무수석이 들고 나와 혼선을 주고 있다. 그는 주택 대출 금지 대상도 '15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낮추자고 주장했다. 정치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수석이 '9억 초과'와 '강남'을 타깃으로 찍은 뒤 초법적인 '매매 허가제'를 띄운 것이다. 총선을 겨냥한 부동산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경제를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려는 정치공학적 정책은 하나둘이 아니다. 상장기업 사외이사 임원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을 민주당 요구에 따라 올해부터 적용키로 했다. 올 주총에서만 수백 개 상장기업에서 700여명의 사외이사가 물러나야 한다. 그 자리가 여권의 공천 탈락자나 친문(親文) 낙하산들로 채워질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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