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의 본질 성찰할 때"

입력 2020.01.14 18:50

물갈이 인사 이은 수사권 조정 직후 내부 향한 첫 메시지
"바꿀 것 바꾸더라도 헌법정신 지켜내는데 검찰력 집중"
文 신년 기자회견서 "요즘 일어나는 일, 檢성찰 계기될 것"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4일 후배 검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검사의 본질을 깊이 성찰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당부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통과로 달라질 수사 환경에서 본연에 충실한 임무 수행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부장검사 승진 대상인 사법연수원 34기 검사들을 상대로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강화' 강연을 했다. 윤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돼 향후 형사사법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고, 대검찰청도 후속 조치를 당장 오늘부터 준비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고 한다. 수사권 조정안 통과 이후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힌 첫 메시지다.

윤 총장은 "구성요건만이 아니라 가벌성을 따지고, 공적 자원을 투입해서 해야 할 일인지도 따져보고, 형사 문제로 해결할 일이 아닌 것은 비형사화하는 등 검찰도 바꿀 것은 많이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헌법정신은 국민이 모두 동의하는 국가 핵심 가치체계"라며 "이것을 지켜내는 데 검찰의 자원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일부 검찰의 수사권이 남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씻을 수 있도록 검찰개혁에 동참하면서도, 불법에 엄정 대응한다는 원칙은 굳건하게 지켜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윤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불공정에 단호히 대응하는 것은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를 지켜내는 일"이라며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나 공판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이 검찰에 맡긴 책무를 완수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부서장이 되면 일을 골고루 안배하는데도 관심을 갖고 챙겨달라"며 중간 간부로서의 역할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검찰개혁 법안 통과 뿐만 아니라 지난 8일 고위 간부 인사, 곧 있을 후속 중간 간부 인사로 안팎으로 큰 혼란을 앞뒀다. 전날에는 법무부가 전국 13개 직접수사 부서를 형사·공판부로 전환하는 직제 개편 방향도 공개했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조국과 유재수 사건 등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청와대, 법무부가 지휘·감독권으로 검찰 통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주요 수사를 이끌어 온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의 신임 검사장들이 한 목소리로 "검찰권 자제"를 취임 일성을 내 향후 수사 방향이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요즘 일어나는 많은 일은 검찰 스스로가 성찰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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