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회견, 국민이 궁금한 것에 답해야 한다

조선일보
입력 2020.01.14 03:19

대통령이 오늘 신년기자회견을 갖는다. 청와대는 "작년처럼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고 기자들은 제약 없이 묻고 대통령은 진지하게 답할 것"이라 했다. 작년 회견 때 '각본 없는 진행'을 내세웠지만 비본질적인 질문, 추가 없는 단답형 질문이 이어지고 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만 했던 기억이 뚜렷하다. 이번엔 국민이 궁금해하는 현안들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 싶다.

무엇보다 윤석열 검찰총장 수족을 잘라낸 검찰 인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이번에 교체된 간부들은 그 자리에 간 지 5개월밖에 안 됐다. 1년 단위였던 관행에 비춰볼 때 문책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인가. 아무리 봐도 청와대 핵심 인사들이 개입된 수사를 벌인 '죄'밖에 없다. 대통령은 야당 시절 박근혜 정부가 댓글 수사를 하던 윤석열 검사를 좌천시키자 "정상 민주국가로 작동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인사는 그때와 뭐가 다른 건가.

대통령은 검찰 수사 대상인 청와대 비위가 별것 아니라고 판단하는지도 궁금하다. 울산시장 선거 공작은 청와대 하명을 받은 경찰이 야당 후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선거 판도를 바꿔놓고, 여당 후보 공약을 청와대가 사실상 만들어 예타 면제 특혜까지 준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당내 경선 경쟁 후보를 매수하려고 했다. 이 모두가 대통령이 "당선이 소원"이라고 한 30년 지기가 울산시장이 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이런 일들이 전 대통령이 선거 여론 조사를 벌여 당 경선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은 것보다 작은 범죄라고 대통령은 믿는가.

대통령은 작년 회견에서 김태우 수사관 폭로에 대해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일탈 수사관의 침소봉대로 치부한 것이다. 그러나 김 수사관이 폭로한 유재수씨 비리는 법원도 인정했다. 해명이 필요하지 않겠나.

북은 이제 대놓고 "비핵화는 없다"면서 남쪽은 끼어들지 말라고 면박까지 준다. 그래도 대통령은 김정은의 비핵화 진정성을 믿는가. 북핵 폐기를 위해 마지막 남은 지렛대인 대북 제재를 허물자는 주장을 계속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제재가 풀리면 북은 핵보유국이 될 텐데 대통령은 그래도 상관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지금 나라 돌아가는 사정은 대통령이 회견에서 자화자찬이나 그럴듯한 레토릭만 주고받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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