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in 송클라] 일본 때문에...사실상 두 번의 결승전이 열린다

입력 2020.01.13 10:49 | 수정 2020.01.13 13:51

사진제공=AFC
사진제공=AFC
[송클라(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사실상 두 번의 결승전이 열린다?
일본은 한국 축구의 영원한 숙적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우리 대표팀의 경기 결과 뿐 아니라, 일본의 행보에도 늘 관심이 많다. 아시아권 어떤 국제대회든 높은 위치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일본이었다.
하지만 일본 축구가 희대의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일본은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0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B조 조별리그 1차전인 사우디아라비아전, 2차전 시리아전 모두 1대2로 패했다. 남은 카타르전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일본은 조별리그 종료 후 짐을 싸야한다. 일본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 U-23 대표팀 멤버가 유럽파가 빠져 1군 멤버가 아니었다고 자위한다. 하지만 일본팀에도 문제가 있었다. 일단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골 결정력이 부족했고,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선수들의 움직임도 좋지 않았다.
여기에 동기부여도 되지 않았다.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15개팀들은 우승과 함께 2020 도쿄 올림픽 진출을 위해 이를 악물고 뛴다. 이번 대회 3위 입상팀까지 올림픽행 티켓이 주어진다. 모든 팀들이 우승보다 올림픽 얘기를 먼저 꺼낸다. 하지만 일본은 올림픽 주최국으로 이미 참가가 확정돼있다. 이번 대회 입상에 목을 맬 필요가 없었다.
사실 일본의 존재 때문에 올림픽을 노리는 팀들은 조금 더 수월하게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아무리 못해도 객관적 전력이 강한 일본이 4강 안에 들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일본이 4강에 진입하면, 나머지 4강에 든 세 팀은 준결승전에서 목숨 걸고 싸울 필요가 없다. 준결승전에서 패해도, 4위를 해도 어차피 일본이 올림픽 진출권을 갖고 있기에 올림픽 가는 길에는 이상이 없다. 큰 부담 없이, 가장 큰 경기를 치르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발생할 뻔 했다.
하지만 일본이 없으면, 준결승전이 너무 중요해진다. 우승 여부를 떠나 일단 이겨야 결승전 결과 관계 없이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만약 준결승전에서 패한다면 살떨리는 3, 4위전을 치러야 한다. 이기는 팀만 올림픽에 간다. 준결승전도 3, 4위전도 치르는 팀들에게 고역이다. 4강 안에 운으로 올라오는 팀은 없다. 최강팀들과의 일전이기에, 부담이 상당하다. 덥고 습한 나라에서의 대회 막판 일정이라 선수들의 체력도 방전 직전일 것이다.
사실상 이번 대회는 두 번의 결승전이 치러지게 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결승전에 앞서 열리는 3, 4위전도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일본은 속이 상하겠지만, 흥행을 노리는 AFC나 주최국 태국은 일본의 탈락에 쾌재를 부를 수 있다.
송클라(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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