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첫 경비함 진수 앞둔 삼강엠앤티… "특수선⋅해양풍력으로 매출 1조 시대 열 것"

입력 2020.01.12 10:00

송무석 회장 "특수선, 해상풍력 사업은 신성장 동력… 3년 내 매출 1조 목표"

지난 9일 오후 1시 경남 고성군 동해면의 선박· 플랜트 제조업체 삼강엠앤티 공장. 아파트 20층 높이의 골리앗 크레인이 지상에서 완성된 블록과 대형 철판 조각들을 들어올려 건조 중인 선박 근처로 옮기고 있었다. 블록이 내려진 곳에는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뜨거운 용접 불꽃 앞에서 철판을 두드리며 작업에 한창이었다. 선박을 떠받친 철골 구조물만 제거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미 배의 외관을 갖춘 상태였다.

올해 4월 진수 예정인 해양경찰 경비함 건조 현장 모습. /삼강엠앤티 제공
올해 4월 진수 예정인 해양경찰 경비함 건조 현장 모습. /삼강엠앤티 제공
이 배는 삼강엠앤티가 지난 2017년 12월에 수주해 지난 2년간 건조 중인 해양경찰 경비함으로 삼강엠앤티가 처음으로 만든 특수선(함포가 달린 군함 또는 경비함)이다. 100일 뒤인 4월에 선박 건조를 완료해 진수할 예정인데, 80% 이상 공정이 끝난 상태였다. 공장 한 켠에는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 구조물 제작에 쓰일 후육강관(산업용 파이프)들이 적재돼 있었다.

삼강엠앤티는 특수선(방산)과 해상풍력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송무석 회장은 "3년 안에 특수선 부문은 연 매출 4000억원, 해외 해상풍력 구조물은 연 매출 2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신사업 육성을 통해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 STX조선해양 방산 부문 품은 삼강엠앤티… 올해 첫 군함 수주 도전

1999년 밀양에서 설립된 삼강엠앤티는 원래 두께 20㎜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만드는 산업용 파이프인 후육(厚肉)강관 생산을 주력으로 했다. 후육강관은 해양플랜트와 조선업종에서 쓰이는 주요 자재다. 국내에서 쓰이는 후육강관의 70% 이상을 이 업체가 공급하고 있다.

삼강엠앤티가 만들고 있는 대형 선박 블록(왼쪽)과 후육강관 모습(오른쪽). /삼강엠앤티 제공
삼강엠앤티가 만들고 있는 대형 선박 블록(왼쪽)과 후육강관 모습(오른쪽). /삼강엠앤티 제공
2009년부터 12만평 규모의 고성 공장을 짓고 선박 건조와 해양플랜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7년 STX조선해양으로부터 계열사 삼강에스앤씨(옛 고성조선해양)를 인수하면서 선박 수리와 개조를 사업부문에 추가했다. 함정분야 방위산업체로도 지정됐다. 작년 3월에는 STX조선해양 방산부문을 인수해 고속정, 상륙함 등 군함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삼강엠앤티는 올해 첫 군함 수주에 도전, 매출 증진을 기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 방위사업청이 해군 고속정 4척을 발주할 예정인데 그 규모만 2400억원이다.

군함 사업은 매년 일정한 규모로 발주가 이뤄지고, 국가에서 지정한 업체만 수주할 수 있어 계약이 성사되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고속정을 만들 수 있는 국내 함정 방위업체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강남, 삼강엠앤티 등 5개 뿐이다. 이 중 고속정은 한진중공업이 독점적으로 수주를 해오고 있다.

신영균 삼강엠앤티 특수선 사업부문장(전무)은 "한진중공업이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고속정을 수주하고 있지만 이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STX조선해양의 방산 부문 인수로 기술력과 인력을 확보했으므로 (한진중공업과) 해 볼 만한 경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 후육강관 해상풍력 구조물 해외 수출… 연간 수주액 5000억까지 성장 기대

공장을 견학하던 중 후육강관을 길게 이어붙여 길쭉한 기둥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길이만 35미터(m)로 똑바로 세울 경우 아파트 12층 높이와 맞먹는다. 이런 후육강관 기둥 4개를 받침대와 연결해 하나의 구조물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박철홍 사업관리팀장은 "이곳에서 생산한 후육강관으로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 구조물을 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에 들어가는 후육강관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모습(왼쪽)과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 3D 조감도(오른쪽). /삼강엠앤티 제공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에 들어가는 후육강관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모습(왼쪽)과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 3D 조감도(오른쪽). /삼강엠앤티 제공
해상풍력을 얻기 위해 바다에 세워지는 풍력발전기는 보통 높이가 90m나 된다. 이 발전기가 파도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선 해저에서 해수면까지 받쳐주는 구조물이 튼튼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후육강관이 가장 좋은 재료로 쓰인다.

이 분야에서 삼강엠앤티는 지난해 6월 1700억원이 넘는 계약을 따냈다. 세계 1위 해상풍력 개발 기업인 덴마크 외르스테드와 2021년 4월까지 대만 서부 창화현 풍력단지에 28개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가 1126억원이다. 지난해 1월에는 벨기에 해저 기업인 JDN과 600억원 규모 해상풍력 구조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송 회장은 "세계 각국이 풍력 같은 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해외 사업 성장성이 높다"면서 "5년쯤 뒤에는 연간 수주액 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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