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노조탄압 자문받은 유성기업 전 대표 등 2심서 감형

입력 2020.01.10 17:16

법원 “회사 위한 일부 변호사 비용 횡령으로 보기 어려워”

노조 탄압을 위한 자문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한 죄 등으로 재판받고 있는 유성기업 전직 임원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류시영 전 유성기업 대표이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1년 10월·벌금 500만원)을 파기하고, 징역 1년 4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4월에 집행유예 3년·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전 부사장 겸 아산공장장에 대해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 전무 겸 영동공장장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류 전 대표 등은 유성기업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할 목적으로 노조 무력화 전문 노무법인으로 알려진 창조컨설팅에 회삿돈 13억원 가량을 지급하고, 조언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회사에 우호적인 제2노조 설립을 지원하거나, 부당노동행위 관련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대납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성기업 법인을 위한 일부 변호사 비용의 경우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성기업 자체가 피고인으로서 형사 당사자로 된 상황에서 회사 자금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출한 것은 피고인들의 횡령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성기업의 노사 갈등은 9년 전 시작됐다. 노사가 주간 연속 2교대를 2011년 1월부터 도입키로 합의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노조는 같은 해 5월 파업에 돌입했고, 이에 사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하거나 노조원을 집단해고했다. 당시 해고 노동자 일부는 2018년 10월 대법원에서 해고 무효 판결을 받았다. 일부 노조원은 고소·고발 취하와 임금 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하며 쟁의행위를 하다 회사 임원을 감금·폭행한 혐의로 최근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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