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복지 확대·자사고 폐지… '2020 교육' 대변혁

입력 2020.01.06 03:00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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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庚子)년 새해가 밝았다. 사건·사고로 인한 돌발적인 교육 의제가 많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굵직한 교육계 구조적 변화가 예정돼 있다. 무상교육을 확대하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교육복지 확대와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폐지, 대학 입학 공정성 강화 방안 시행이 대표적이다. 2020년을 맞아 교육계의 주요 변화와 갈등 요소를 짚어봤다.

[무상교육, 고 2 포함]
학생 1인당 약 158만원 지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무상교육 확대다.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올해 고 2학년까지 무상교육 범위를 넓힌다. 자사고나 외국어고 등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한 일반고 학생이 대상이다. 혜택을 받는 고 2~3학년 수는 약 88만명으로 추산한다.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 학생 1인당 약 158만8000원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가계별로 월 소득 약 13만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에는 고 1학년까지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중학교 무상교육을 실시한 뒤 더는 무상교육 대상을 확대하지 못했다. 예산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국 가운데 고등학교 학비를 받는 유일한 나라로 남았다.

[고교학점제 도입]
마이스터고 51곳서 시범 운영

고교 수업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점제 도입이 계기다. 고교학점제는 고교 수업을 과목별로 편성해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원하는 과목을 신청해 수업을 듣는 대학의 수업 방식과 같다. 교육부는 올해 우선 마이스터고 51곳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시범 도입한다. 이후 2022년 특성화고와 일반고 등에 학점제를 부분 도입하고, 2025년부터 전체 고교 과정에 본격 시행한다. 총 이수학점은 192학점, 1학점당 수업량은 16회다. 일부 연구·선도학교에서 운용하는 이수학점 204학점, 수업량 17회를 올해부터 줄였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때 필요한 교사·강사 수급과 실습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종합추진계획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만 7세 미만까지… 지원금 月 10만원

영유아, 미취학 아동을 위한 정책 변화도 있다. 우선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만 7세 미만 국내 모든 아동으로 확대한다. 대상 수는 지난해 만 6세 미만 247만명이었지만, 올해부턴 263만명으로 약 16만명 늘린다. 지원금액은 아동 1인당 월 10만원이다. 아동수당을 받기 위해선 보호자의 신청이 필수다. 지역의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거나, 복지로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아동수당법을 개정해 가구의 소득·재산 관련 제한이 없어져 누구나 받을 수 있다. 만약 자녀가 기존에 아동수당을 받다가 만 6세 생일을 맞아 지급이 중단됐다면 별도의 신청 없이도 혜택을 받게 된다.

[평생교육의 기회 넓혀]
'국민내일배움카드' 전 국민 대상

국민내일배움카드 도입도 중요한 변화다. 실업자와 중소기업·비정규직 재직자를 대상으로 평생교육 훈련비를 지원한 내일배움카드를 확대한 제도다. 지원에 제한을 뒀던 내일배움카드와 달리 국민내일배움카드는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다(공무원·사학연금대상자·학생 제외). 유효기간은 실업자 1년, 재직자 3년이던 기존과 달리 일괄적으로 5년으로 확대했다. 5년 뒤 재발급도 가능하다. 지원액도 200만~300만원에서 300만~500만원으로 확대했다. 직업훈련을 위한 평생교육 수요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꾸준히 늘어난 점을 반영한 정책이다. 다만 국민내일배움카드 훈련비가 늘면서 직업·직무훈련 기관의 수강료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학기부터 스쿨존 내 교통안전 관리가 강화된다./조선일보 DB
신학기부터 스쿨존 내 교통안전 관리가 강화된다./조선일보 DB

[어린이 교통안전법 강화]
스쿨존 사고 방지 '민식이법' 3월 시행

스쿨존 내 교통사고에 대한 운전자 책임을 강화한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스쿨존 내에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횡단보도 신호기를 늘리고 사고 시 처벌을 강화했다. 스쿨존 내 사고가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했을 때 아이가 사망하면 가해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상해 시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3000만원 벌금을 부과한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도 2017년 경사로에서 굴러 내려온 차량에 치여 사망한 최하준군의 이름을 딴 하준이법도 올해부터 시행된다.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 시설과 주의 안내표지를 갖추고, 시·군·구가 의무 안전관리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자사고 일괄 폐지 갈등]
교육부 vs. 자사고, 충돌 본격화

올해 교육계엔 격렬한 논쟁을 예고하는 사안들이 즐비하다. 첫손으로 꼽히는 게 자사고 폐지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가 설립 목적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실천하지 못했다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자사고 측의 충돌은 이달부터 본격화한다. 앞서 교육부가 자사고 일괄 폐지를 위해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의 의견수렴 최종일이 오늘(6일)까지다. 교육부는 이후 2월께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자사고 측은 이에 맞서 헌법소원을 낼 방침이다. 교육부의 일반고 전환이 헌법에서 규정한 사학기관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점, 헌법재판소가 지난 4월 고교제도를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점 등을 헌법소원의 근거로 들고 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충돌이 예상된다. 자사고학부모연합회 등 일부 학부모단체들이 자사고 폐지 반대를 위해 총선에서 여론전을 펴겠다는 계획을 이미 밝혔다.

확인된 여론은 자사고 폐지 찬성이 많다. 자사고 폐지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1%다. 반대는 37.4%로, 모름·무응답은 11.6%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조사한 결과다. 이후엔 자사고 폐지에 대한 전 국민 여론조사가 없어 최근의 여론 지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긴 어렵다.

[교내 참정권 교육 관심]
고 3 투표권… '교실 정치화' 우려 목소리도

학교에서의 선거교육도 화두다. 지난달 국회가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면서 오는 총선에서 투표권을 갖는 학생 수만 6만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들의 생애 첫 선거를 돕기 위한 학교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교육계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모의선거 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이 교육은 청소년이 직접 총선에 출마한 정치인의 공약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교육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학습 가이드라인이 없고, 교사의 재량에 맡겨 편향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투표권이 확대돼 실제 교실 내의 고 3학년 일부가 투표권을 갖게 되면서 실제 총선 출마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적절한지 논란이 불붙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교실의 정치화를 우려한다. 한국교총은 “학생 간 찬반 갈등이 격화돼 교실이 진영 대결의 장으로 변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 측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학교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모의선거 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의선거 교육에 참가한 학생 264명 가운데 94.3%는 모의선거 교육 뒤 투표에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응답했다. 수업 과정에서 선생님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느냐는 문항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80.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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