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트롯, 마술트롯, 정통트롯… 트롯맨들이 홀린 밤

입력 2020.01.04 03:20

[오늘의 세상] [미스터트롯 첫방 시청률 12.7%… 지상파·종편 동시간대 1위]
끼많은 사내들 101팀 경연
태권도 세계 랭킹 1위인 나태주, 공중 3회전 발차기하며 라이브
9세 홍잠언 실력에 평가단 감탄
현역부 임영웅, 최고 라이벌 꼽혀

새해 벽두, 정열의 '트롯맨'들이 전국 안방극장에 '흥(興)폭탄'을 던졌다. 2일 처음 방송된 TV조선 서바이벌 예능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단숨에 평균 시청률 12.7%(닐슨코리아·수도권·유료방송 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지상파와 종편을 통틀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2부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 일명 '트로트계의 BTS' 장민호가 낮고도 애절한 음색으로 '봄날은 간다' 첫 소절을 부를 때 순간 최고시청률 14.7%를 찍었다. 방송 당일인 2일 밤부터 3일 오전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미스터트롯' 출연자들 이름이 앞다퉈 올랐다.

'미스터트롯'은 지난해 트로트 열풍을 몰고 온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의 시즌2에 해당하는 전 국민 경연 프로그램. 1만5000명 지원자가 몰려 최종 101팀이 본심 예선에 올랐다. 이번 시즌엔 가창력은 물론 자기만의 장기와 이색 경험으로 무장한 출연자들이 대거 등장해 2시간 40분 동안 시청자들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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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공중회전과 발차기를 반복하면서도 숨소리 한번 흐트러지지 않은 태권트롯의 나태주. ②천연덕스레 '항구의 남자'를 부른 9세 최연소 홍잠언. ③동료들 견제를 가장 많이 받은 실력파 임영웅. ④마술공연과 트로트를 결합한 김민형. ⑤'아수라백작' 분장으로 나와 남녀 목소리로 번갈아 노래한 한이재. ⑥순간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트로트계 BTS 장민호. /TV조선
대학부 경연에 서울대 마크가 찍힌 점퍼를 입고 출전한 로스쿨 학생 임현서는 음악이 나오자 이를 벗어 던진 뒤 마이클 잭슨의 브레이크 댄스를 추며 트로트 버전 '골목길'을 불러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케냐에서 포항공대로 유학 온 프란시스는 조영남의 '화개장터'를 부르며 곡예에 가까운 뒷발차기를 보여줘 폭소를 자아냈다. 9년째 한국에서 공부하는 그는 "트로트를 부를 때 몸속으로 들어가요"라고 해서 감동을 줬다.

직장부에선 버라이어티쇼를 방불케 하는 괴짜 출연자들이 나와 시청자를 압도했다. 현역 마술사 김민형은 "이은결 최현우가 나눠 먹고 있는 마술계를 트로트로 점령하겠다"고 선전포고한 뒤, '땡벌'을 부르며 마술 퍼포먼스도 여럿 선보여 심사위원들 입을 딱 벌어지게 했다.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이자 세계 랭킹 1위인 나태주가 그 절정을 보여줬다. 트로트 '무조건'을 마이크를 든 채 부르며 공중 3회전을 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태권도 전문 퍼포먼스로 해외에서 더 유명한 그는 2010년 영화 '히어로'로 데뷔한 배우이자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얼굴과 의상을 남녀 모습으로 반씩 나눠 일명 아수라백작 패션으로 분장하고 등장한 한이재도 눈길을 끌었다. 라이브카페에서 가수로 일하는 한씨는 '당신이 좋아'를 남자와 여자 목소리로 번갈아 불러 원곡자인 장윤정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

'미스터트롯'이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는 '전 국민 오디션'을 표방한 덕에 유소년부 참가자들도 첫회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아홉 살 최연소 참가자인 홍잠언은 "남자 중의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박상철의 '항구의 남자'를 구성지고도 박력 있게 불러 장윤정·장영란 등 '엄마 심사위원'들을 감탄시켰다. 경남 하동에서 올라온 열세 살 정동원은 '보릿고개'를 절절하게 불러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원곡자 진성을 울렸다. 진성은 "내가 동원이만 한 나이부터 노래하면서 느낀 설움과 배고픔이 녹아 있는 가사인데, 동원이 노래에 그 시절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동원은 "저를 키워주셨는데 지금 폐암으로 투병 중인 할아버지를 위해 오디션에 나왔다"며 울먹여 심사위원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현역부는 '미스트롯'이 낳은 스타 송가인·홍자·정미애를 떠올리게 하는 다크호스들이 대거 등장했다. '바램'을 부른 임영웅은 출연자들이 자신의 최고 라이벌로 꼽을 만큼 탁월한 가창력의 소유자.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히트곡을 이미 보유한 영탁도 무시 못할 실력자다. 전국 '줌마부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꽃미남 장민호가 다음 주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를 어떻게 열창할지가 초미의 관심사.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단순한 노래 경연이 아니라 출연자, 심사위원, 무대 뒤 제작진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최고의 쇼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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