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춘문예] 흠집 난 세상도 귀하게 보겠습니다

조선일보
  • 신혜영
입력 2020.01.01 03:01

동시 당선소감

신혜영
신혜영
얼마 전, 흠집이 조금씩 있는 사과 한 상자를 선물 받았습니다. 상자 안 안내문에 '태풍을 이겨낸 사과'라 쓰여 있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흠이 있는 사과를 주문해 먹은 적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전 '흠집 사과 보내주세요'라고 농가에 주문을 하곤 했습니다. 그 안내문을 읽고 보니 흠집 사과라 할 때보다 손에 든 사과가 더 귀하게 보였습니다.

시가 오는 과정이 그랬습니다. 귀하게 보고 들으면 더 귀하게 왔습니다. 그래서 시가 좋았습니다. 아직은 좋아하는 것만큼 동시의 세계를 잘 모릅니다. 귀하게 온 것들을 온전히 표현 못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더 많이 닮아가고 싶습니다. 작은 것에 즐거워할 줄 알고 어엿한 현재의 주인공으로 사는 아이들의 세계를 말입니다. 닮아가다 보면, 강해져야만 살아남을 것 같은 이 세상이 꼭 그렇지만 않다는 것을,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 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제 글을 통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부족한 저에게 큰 상을 주신 조선일보 심사위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동시의 문 앞에 선 저에게 큰 위로이자 용기가 되었습니다. 저에게 늘 힘이 되어주는 글벗들, 친구들, 가족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더 열심히 나아가겠습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더 따뜻하게 다가가겠습니다.

―1966년 출생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성신여대 교육대학원 졸업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