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춘문예]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염전에 빗대 여운 줘

조선일보
  • 이준관·아동문학가
입력 2020.01.01 03:01

동시 부문 심사평

이준관·아동문학가
이준관·아동문학가
전반적으로 다양한 소재를 찾으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시적 기량도 향상되어 반가웠다. 그러나 발상이 유치한 작품들이 눈에 띄고 산문처럼 너무 길고 장황한 시들이 있어 아쉬웠다. 아이들 삶에 밀착하여 그들의 애환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형상화하거나 흔히 볼 수 있는 사물과 자연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여 참신한 시적 표현으로 담아내기를 당부한다.

문봄의 '와글와글 자음교실'은 한글 자음에서 교실의 아이들 모습을 상상하여 흥미롭게 형상화했으나 특별한 내용도 없이 기발한 재치로만 끝난 점이 아쉬웠다. 강정용의 '고래가 간다'는 반지하 방을 고래 배 속으로 설정한 상상이 눈길을 끌었으나 너무 억지스럽고 작위적인 것이 흠이었다. 김영주의 '위층 아래층 없이'는 서로 배려하는 이웃 간의 정을 평이한 생활어로 훈훈한 정경으로 그렸으나 너무 정형화된 발상과 표현이었다. 염연화의 '발자국'은 언어 구사나 표현에서 오랜 수련이 느껴지는 능숙하고 세련된 기량이 돋보였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너무 버거운 주제인 점이 마음에 걸렸다.

신혜영의 '소금이 온다'는 평생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다 아픈 할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간결하고 정제된 표현과 참신한 비유로 그려냈다. 소금기 밴 땀내 나는 할아버지의 삶을 염전의 구체적인 사물과 섬세한 묘사를 통해 인상적으로 형상화한 점도 돋보였다. 할아버지가 빨리 나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아이의 마음을 간절하면서도 여운 있는 울림으로 마무리한 결말 부분도 좋았다. 할아버지처럼 우리 사회의 소금과 같은 사람이 되라는 메시지가 시 속에 녹아 있는 것도 미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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