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춘문예] 女화가들의 작품… 위안·분노·환희의 언어로 분석

조선일보
  • 이선영·미술평론가
입력 2020.01.01 03:01

미술평론 부문 심사평

이선영·미술평론가
이선영·미술평론가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소통 혁명으로 만인에 의한 만인의 소통이 열린 이래, 미술에 대한 담론의 생산과 소비 환경은 날로 확장되고 있지만, 그만큼 미술비평이 활성화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미술비평이 그만큼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비평은 넓이와 깊이를 모두 필요로 하지만, 단순한 정보 전달도, 체계적인 학문도 아니다. 또한 비평은 앎의 문제를 넘어서 의지와 실천의 분야이기도 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지만, 동시에 이것도 저것도인 미술평론의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평문을 뽑고 싶었다. 19편의 응모작 중 가장 많은 부류는 작가론(7편)이었다. 한 작가에 대한 총체적 연구는 그 대상이 작고나 원로 작가인 경우에는 평전이 되는 경향이 있고, 아직 활동 중인 경우에는 왜 이 작가가 단독으로 조명되어야 하는지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전공자들이 제일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술사나 미학에 바탕 한 평문(5편)이다. 역사와 철학을 깔고 있으니만큼 심오하고 포괄적일 수 있지만, 자기 나름대로 역사와 철학을 다시 쓰면서 생길 수 있는 소화불량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 밖에 공예와 한국화, 미디어아트 분야의 평문들, 심지어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는 대형 기획전에 대한 리뷰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왜 이 작품, 작가. 전시, 형식에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러한 경향에 비한다면 당선작 '새로운 여성주의 기표로서의 추상화'는 이론과 현장이 적절히 안배되어 있는 점이 훌륭했다. 평문의 내용인 여성주의는 국내외적으로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 분야이다. 그만큼 광범위하지만, 동시에 논제 선택에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필자는 여성의 현실을 재현하거나 표현하는 기존의 방식에 더해서 추상미술의 어법에서도 여성성을 탐색했으며, 여성 추상 화가인 정직성, 신민주, 제여란을 각각 '위안의 언어' '분노의 언어' '환희의 언어'로 분석했다. 해당 작가들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확실한 것만을 다루는 학술적 논문과 달리, 평문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현상에 대해서도 열려 있음을 덧붙이고 싶다.

※문학평론·미술평론 당선작은 chosun.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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