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춘문예] 김건영 詩의 언어유희와 내재된 정치적 무의식을 구체화한 문제의식 돋보여

조선일보
  • 김동식·문학평론가
입력 2020.01.01 03:01

문학평론 심사평

김동식·문학평론가
김동식·문학평론가
202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는 모두 21편이 응모했다. 한국문학의 현장성과 역사성을 비평적 고민과 열정으로 감싸 안으려는 글들을 읽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1차 심사 과정을 거쳐서 비평적 문제의식이 논리적으로 제시된 글 4편을 추릴 수 있었고, 본심에서는 '소년은 다정한 곳으로 추락한다'(양진호), '증식하는 파괴자'(김동진), '천 하루의 소설'(심비), '존재와 운명의 작용 반작용'(원보람)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문제의식이 조금 더 심화 및 확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시대에 대한 감수성과 작품에 대한 비평적 감식안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지를 충실히 표현하고 있는 글들이었다.

여러 번에 걸친 세심한 검토를 통해서 '증식하는 파괴자'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김동진의 '증식하는 파괴자'는 김건영의 시에 등장하는 언어유희의 다층적인 양상들을 고찰하면서 미래파 이후 한국 현대시의 주요한 특징으로 논의되어 온 언어유희와 정치적 무의식을 구체화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언어유희와 관련된 이론적인 측면들이 글의 곳곳에 배치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이론적인 측면들을 간접화하면서 언어유희에 내재된 정치성을 섬세하게 읽어내려는 비평적 전략은 그 자체로 충분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향후의 쉼 없는 정진을 바라며, 축하의 말씀을 수상자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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