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성평등 순위 153개국 중 108위"...여성 임원·관리직 비율 142위

입력 2019.12.17 17:04 | 수정 2019.12.17 17:08

‘여성 고위 임원·관리직 비율 세계 153개국 중 142위. 여성 고등교육기관 진학률 120위. 여성 국회의원 수 108위.’

2019년 현재 한국의 성 평등 수준이 여전히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소재 세계경제포럼(WEF)이 17일 발표한 '2019 글로벌 성(性)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53개국 중 108위에 머물러 여전히 성 격차가 큰 국가에 속했다. 그나마 작년보다 순위가 7계단 오른 것이 위안거리다.

순위 선정 기준에 해당하는 ‘성 격차 지수(GGI·Gender Gap Index)’에서 한국은 0.672점을 받았다. 아이슬란드(1위), 노르웨이(2위) 같은 북유럽 국가는 물론 니카라과(5위), 르완다(9위), 필리핀(16위) 같은 저소득 국가보다도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스위스 소재 세계경제포럼(WEF)이 17일 발표한 '2019 글로벌 성(性)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53개국 중 108위에 머물렀다. /WEF
스위스 소재 세계경제포럼(WEF)이 17일 발표한 '2019 글로벌 성(性)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체 153개국 중 108위에 머물렀다. /WEF
WEF는 성 격차 지수를 2006년부터 발표해왔는데, 2006년 첫 조사와 비교하면 한국은 92위에서 올해 108위로 13년 만에 순위가 열계단 넘게 더 뒷걸음질 쳤다. 이 지수는 경제 활동 참여·기회, 교육, 건강·수명, 정치적 권한 이렇게 4개 부문에서 남녀 간 불평등 상황을 계량화해 완전 평등을 1, 완전 불평등을 0점으로 표시한다. 1위 아이슬란드(0.877)가 88점이라면 한국은 67점을 받은 셈이다.

한국에서 남녀간 불평등은 경제 활동 참여·기회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부문에서 한국은 127위를 기록해 하위 20% 수준에 머물렀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이유로 일을 그만두는 문제가 다른 국가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다시 확인된 것. 교육 부문에서는 101위를, 정치 권한 부문에서도 79위를 각각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 평가 세부 항목에 해당하는 고위 임원 및 관리직 비율은 경력단절여성(경단녀) 문제를 증명하듯 최하위권인 142위를 기록했다. 임금 평등성 역시 119위에 그쳤다. WEF 집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 추정 소득은 평균 5만2100달러(약 6000만원)였지만 여성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만4800달러(약 2900만원)를 받았다.

다만 경제적 기회의 불평등은 한국에서 유난히 뚜렷하게 나타났을 뿐, 전 세계적으로도 점차 심화되는 추세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직업 분야에서 양성 평등을 이루기 위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한 기간은 무려 257년에 달한다. 지난해 전망 때보다 오히려 55년 더 늘었다. 2276년에야 경제 부문에서 이상적인 양성평등이 이뤄진다는 것.

WEF는 "자동화 같은 기술변화기 여성 종사자 비율이 높은 소매업 분야에 큰 타격을 입혔다"며 "여성들은 최근 임금 인상률이 높은 직군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런던에서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여권 신장을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여권 신장을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반면 한국은 건강·생존(health·survival) 부문에서는 브라질, 헝가리, 폴란드 등 38개국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94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한국은 출생 성비와 예상 건강 수명 부문에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태아 성감별이나 여성이기 때문에 의료 혜택의 사각에 놓이는 일은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주요 국가 가운데 양성 평등이 비교적 잘 실현된 것으로 평가된 나라는 스페인(8위), 독일(10위), 프랑스(15위), 캐나다(19위), 영국(21위)가 꼽혔다. 미국은 53위에, 중국은 106위로 한국보다 조금 위에 자리했고 일본은 121위에 그쳤다.

성 격차가 가장 큰 나라는 중동권 이슬람 국가들이 독차지했다. 예멘(153위)이 꼴찌를 기록했고 이라크(152위), 파키스탄(151위), 시리아(150위)가 줄지어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디아 자히디 WEF 여성지도자프로그램 책임자는 "앞으로 2세기가 아닌 10년안에 남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자원 배분과 함께 리더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적으로 건강·생존 부문과 교육 부문에서 성 평등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경제와 정치 부문에서 남녀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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