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경제 돌직구] 타다 금지하는 '4차 산업혁명'과 '민부론'은 모두 헛소리

조선일보
  •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경제지식네트워크 대표
입력 2019.12.16 03:11 | 수정 2020.01.23 15:58

공유경제 도입… 美 개인파산 9.5% 줄고, 가처분소득 증가
타다를 관광목적 등으로 묶는 건 '여우와 두루미' 식사초대 같은 일
'정보화혁명 뒤지지 말자' 했는데, 디지털 역량 다 갉아먹어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경제지식네트워크 대표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경제지식네트워크 대표
21세기 '붉은 깃발 법'인 '타다 금지법' 논란이 뜨겁다. 공유경제 태동은 10년이 넘었고, 교통 공유사업 기업들의 가치는 무려 230조원에 달한다. 우버와 디디추싱은 우리 상장기업의 순위로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2위다. 하지만 우리는 이 모두를 거부한 갈라파고스의 나라가 되어 있다.

경제활동인구 20~30%가 공유경제 통해 일감… 美선 음주운전 감소

이 논란이 절망적인 첫째 이유는 이 혁신을 택시 사업의 이권 다툼만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환호하고 도시의 흐름을 빠르게 하는 이 혁신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만들고 있다. 첫째 고용 창출이다. 우버를 통해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300만이 넘는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의하면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활동 인구의 20~30%가 공유경제를 통해 일감을 받고 있다.

실증 연구들에 의하면 이 혁신이 도입되는 미국 도시의 개인 파산은 평균 9.5% 감소하고 위험한 창업도 줄어든다. 우버 창업자가 정부보다 효율적인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이동의 자유가 확대되어 도시의 식음료 소비가 뚜렷하게 증가한다. 우리 자영업자 문제 해결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차량 공유는 음주운전을 감소시켜 미국에서 연간 1조6000억원가량의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 음주 단속도 12%까지 감소시킨다는 사례도 발표되고 있다.

이 혁신들로 공차 운행 시간이 크게 줄고, 교통 분산으로 교통체증도 완화되고, 차량 소유도 감소한다. 미국에서 차량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은 2011년 대비 2019년 10% 감소하고, 유럽도 같은 경향을 보이면서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공해 감소와 가계 가처분소득의 증가로 나타난다. 서울의 가구당 차량 보유 대수는 2010년 기준으로 도쿄의 1.9배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이 법은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인기 영합 타락의 결과물이다. 24만5000대 택시에 1000대에 불과한 타다가 의미 있는 매출 손실을 초래했을 리는 없다. 뉴욕시의 우버와 리프트 기사는 택시의 4.5배가 넘는다. 하지만 택시 수입 감소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었던 오스틴시의 우버 사용자 중에 택시로 전환된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이러한 실증 연구도 없이 '사실상 기존 택시와 중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단정하고 있다.

자가용 3.75배 늘었는데 택시도 1.57배 증가… 정책 실패의 결과

빠른 길을 찾아주던 택시의 경쟁력은 이미 내비게이션 앱들의 승리로 판정 나는 중에 가구당 차량 대수도 1990년 0.3대에서 2018년 1.125대로 3.75배 증가했는데도, 택시 또한 1.57배 증가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 결과 하루 수송 인원은 79명에서 40명으로 감소하였고 정부가 택시 대당 연간 약 400만원, 총 80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좀비 경제화가 되어 있다.

정부가 무료로 제공한 면허가 민간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비공식 재산권이 형성됐는데, 이 가치가 하락하면서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 시장 수요와 재산권에 대한 기준 없이 표류한 정책 실패의 결과다. 정부는 금지법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관광 목적의 6시간 이상 임대와 공항, 항만 등에서만 하라는 것은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의 식사 초대와 같은 짓이다. 수익성 없는 사업은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

김상조 실장은 "'타다'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미래에 똑같이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부 관료가 사업 모델을 정해주는 대로만 사업하라는 관치 경제를 강요하고 있다. "수십만 택시 운전사가 입는 피해를 방치할 수 없다"며 혁신 기업이 경쟁자의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놀라운 주장을 하고 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혁신을 "창조적 파괴"로 명명했다. 그 파괴가 잘 일어나도록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경쟁을 확대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것이 주된 임무인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분이 "파괴되는 측을 보호하여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의 미몽으로 경제학 이론에 반하는 사회주의 경제를 서슴없이 주장하고 있다.

혁신은 형평성으로 하는 것 아냐

혁신은 형평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매장이 없는 전자상거래 회사에 규제의 틀이 다르니 매장을 지어서 장사하라는 꼴이다. 시카고 대학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택시와 비대칭 규제하의 경쟁 필요성을 100% 지지하고 있다.

산업혁명에 낙오되었던 우리는 '정보화 혁명 시대에는 결코 뒤처져선 안 된다'는 비전과 투자로 디지털 인프라에서는 정상의 나라다. 그때 투자한 많은 창업가는 우리나라 대부호에 올라 있다. 재벌의 세습자본주의라고 빈정대는 사람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자수성가 부호의 비율은 포브스지에 따르면 2006년 18%에서 2019년 50% 이상으로 치솟았다. 새로운 창업가들은 닷컴의 꿈을 재현하고자 한다. 하지만 갈등 관리에 두려운 정치권과 정부가 디지털 경제 엔진의 시동을 끄며 꿈의 싹을 자르고 있다. 그러면서 재벌 독점 타령만 하고 있다.

미 터프츠 대학이 실시한 각국의 디지털 경제 진화 지수 평가에서 2016년에 한국은 '탁월한 그룹'이었으나, 2017년에는 '정체된 그룹'으로 역진하는 나라로 분류됐다. "쌓아 놓고 썩는" 것은 정부 재정이 아니라 우리의 디지털 역량이다. 타다 사태는 시장경제의 본질을 부정하는 문재인 정부의 견고한 무지와 오만을 보여주고, 선거를 앞두고 이해집단의 인질이 되어 있는 정치권에 의해 우리의 디지털 경제와 미래 세대 희망이 타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 정부의 4차 산업혁명 타령과, AI 비전이나 한국당의 민부론이 다 헛소리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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