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前감독 "마음 비웠다, 천천히 생각하겠다"

  • 뉴시스
입력 2019.12.05 08:33


                올해의 감독상 수상한 장정석 전 키움 감독
올해의 감독상 수상한 장정석 전 키움 감독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려고요."

장정석(46)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긴 야구 인생에 잠시 쉼표를 찍었다. 장 전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다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장정석 전 감독은 4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9 조아제약 시상식에 참석했다.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장 감독은 이날 감독상을 받고 "항상 옆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많다. 올 시즌 같이 고생했던 키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프런트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 전 감독은 2017년 처음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매우 파격적인 인사였다. 현역 시절 통산 580경기 출전, 타율 0.215, 7홈런 75타점으로 큰 존재감을 남기지 못했다.

은퇴 후엔 지도자가 아닌 프런트로 일했다. 코치 경험도 없는 장 전 감독이 팀을 이끌게 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차가운 시선에 결과로 응수했다. 감독 첫 해였던 2017시즌 7위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는 3위로 시즌을 마감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팀을 이끌며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무릎을 꿇었지만, 장 전 감독의 지도력과 불펜 운용 등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도 키움과 재계약은 불발됐다. 키움 구단은 장 전 감독이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에 연루됐다고 설명했다. 장 전 감독은 "(구속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접견을 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사와 안부를 물은 게 전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성과를 내고도, 좋지 않은 모양새로 팀을 떠나게 된 셈이다.
오랜만에 취재진을 만난 장 전 감독은 "잘 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앞으로의 거취다. 장 전 감독은 "아직 어떤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야구로 먹고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건 생각 자체를 안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마음과 머릿속을 많이 비웠다.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한다"도 덧붙였다.

야구인으로서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에는 충실하게 지내고 있다. 장 전 감독의 큰 아들 장재영(덕수고)은 일찌감치 미국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는 등 뛰어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에는 고등학교 3학년으로 중요한 시기에 들어서는 만큼, '장재영의 아버지' 장정석으로 당분간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장 전 감독은 "재영이의 야구장에도 많이 찾아가야 할 것 같다. 학부형들이 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다. 내가 바쁘다 보니 그동안 다른 학부모들이 이해를 해줬다"며 "이제는 도움을 줘야 한다. 아내가 그런 일을 많이 해왔는데 이제 중요한 1년 인 만큼 나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지만, 함께 했던 선수단과의 추억은 남아있다. 장 전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만났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좋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시즌을 마친 뒤 시상식에 나선 키움 선수들은 장정석 전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도 이정후(키움)가 "장정석 감독님이 신인 때부터 많은 기회를 주셨다. 감독님 앞에서 상을 받게 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장 전 감독은 "선수들이 고맙다고 표현하는 걸 볼 때 행복을 느낀다. 코치들과 프런트가 모두 뒤에서 노력하지 않았다면, 나혼자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며 미소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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