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월권' 종일 난타전… 결국 물러선 나경원

조선일보
입력 2019.12.05 03:32

- 고성 오간 한국당 최고위·중진회의
"임기 연장여부는 의총 결정사항" 홍일표 등 비판에 일부 박수 호응
정진석 "이게 뭔 꼴" 언성 높이자… 親黃 박완수 "왜 소리 지르느냐"
황교안, 나경원 찾아 7분여 면담… 羅 "내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황교안 대표의 월권(越權)'이란 논란 속에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받아들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당의 승리를 위해 (황 대표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면서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한국당 (총선) 승리를 위한 그 어떤 소명과 책무도 마다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한국당은 한바탕 내홍을 겪었다. 정진석 의원은 "당대표, 원내대표가 화합을 못 하고, 이게 무슨 꼴이냐. 정치 20년 하면서 이런 경우 처음 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친황(親黃)인 박완수 사무총장이 "왜 소리를 지르느냐"고 했고, 정 의원은 "박 총장, 어디다 대고 정말…. 정신 차려라"라고 되받아쳤다. 이 자리에 나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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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 의총에서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 묻지 않겠다"며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고 말했다. /이덕훈 기자
판사 출신의 홍일표 의원도 "당규 24조엔 원내대표 임기 연장 여부는 의총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며 "(당대표가 주관하는) 최고위가 나서서 임기 연장을 불허한 건 권한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도 "저도 나 원내대표를 안 좋아하지만,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당헌·당규를 읽어보면 의총에서 원내대표를 뽑는 것이 맞는다"며 "이래서야 국회의장이 함부로 국회법을 해석해서 국회를 이끌어가는 것을 비판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일부 의원은 "맞는 말"이라며 박수를 쳤다.

장제원 의원도 "과거 당 총재가 임명하던 '원내총무'직을 의총 선출 원내대표로 격상시킨 것은 정당 개혁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향후 이러한 일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원내대표 임면과 임기 문제는 오로지 의총에 권한이 있음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 대표 임기 연장 불가' 결정에 참여했던 조경태 최고위원이 "나 원내대표와 관련한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진 않겠다"고 했고, 몇몇 의원이 "임기 끝난 원내대표에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겠느냐"고 하면서 의총장이 소란스러워졌다. 황 대표는 이날 나 원내대표 사무실을 찾아 7분가량 면담했다. 황 대표는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을 살리는 데 힘을 합하자"고 했고, 나 원내대표는 "나머지 (현안들의) 마무리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황 대표가 전했다.

당내에선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지난 10개월간 '엇박자'를 내며 사이가 틀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황 대표가 지난 1월 입당하자 당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대표를 상임 고문에 추대하려 했지만 나 원내대표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지난 7~8월 '보수 대통합'과 관련, 나 원내대표가 '변혁' 유승민 의원을 '우선 통합 대상'으로 지목한 데 대해서도 황 대표는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가 지난 10월 '패스트트랙 사태'에 연루된 현역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하자 황 대표는 "공천 원칙은 신중하게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한 당직자는 "알려지지 않은 두 사람 간 신경전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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