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수사관 아이폰 쟁탈전, 이번엔 경찰이 검찰 압수수색 영장

입력 2019.12.05 03:28

[드러나는 청와대 비리]
검찰이 숨진 수사관 폰 압수하자
경찰, 사망한 이유 밝혀내겠다며 검찰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 신청
양측 포렌식 참관 놓고도 치고받아

검찰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 A(48)씨의 휴대전화를 놓고 검찰과 경찰이 쟁탈전에 들어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4일 "검찰이 가져간 A씨 휴대전화에 대해 압수 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사망 경위 등을 확인하려면 휴대전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을 겨냥한 영장'을 신청받은 검찰은 이날 "영장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법원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경찰은 단순 '변사(變死) 사건'에 대한 수사 자격이 있을 뿐인데, 이미 타살 혐의가 없다는 부검 결과가 나온 만큼, 영장은 기각될 것"이라고 했다.

휴대전화를 맨 처음 확보한 것은 지난 1일 사망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었다. 그러나 하루 만에 검찰이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서초서에서 A씨 휴대전화와 유서, 수첩 등을 가져가면서 쟁탈전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약 1시간에 걸쳐 영장을 확인하는 등 불편한 심사를 내비쳤다고 한다. 경찰 내부에선 "수사 방해" "증거 강탈" 등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검찰은 4일 유서와 수첩을 돌려줬지만, 휴대전화는 대검찰청에서 포렌식(증거 분석)을 위해 남겨뒀다. 한편 애플사의 '잠금 장치'를 풀지 못해 전날 A 수사관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중단했던 검찰은, 이날부터 이스라엘의 한 정보 보안 업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동원해 잠금 장치 해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검찰청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 경찰관들을 보냈다. 그러자 '참여냐 참관이냐' 논쟁이 붙었다. 경찰은 "형사소송법은 '압수 영장을 집행할 때는 간수자를 참여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경찰이 보관 중이던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니 경찰의 참여는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비해 검찰은 '경찰은 압수 수색 영장을 받지 않았으니 참관하는 것뿐이고, 포렌식 참관은 애초에 가족이나 변호인 등으로 제한돼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내부에선 "검찰이 독점적으로 휴대전화 정보를 쥐고 흔든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경찰 참관을 허용해준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이동통신사가 가진 A씨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증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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