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직접 겨눈 윤석열… 검찰 "職 걸겠다는 의미"

조선일보
입력 2019.12.05 03:14

[드러나는 청와대 비리]
감찰 무마 '조국 윗선' 확인하려면 靑압수수색 불가피하다 판단
별동대원 죽음도 영향 미친 듯

4일 청와대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 수색 결정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내린 것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이 "청와대 압수 수색이 불가피하다"고 보고하자 별말 없이 이를 허락했다고 한다. "각별히 보안을 지켜 압수 수색을 하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을 집중 공격하는 가운데 정면 승부를 택한 것이다. 검찰 핵심 관계자는 "윤 총장이 최근 '수사팀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잘 다독이라'는 말을 했다"면서 "문제가 생겨도 자기가 직(職)을 걸고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압수 수색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 비위와 관련해 청와대 윗선에 보고한 문건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수사는 현재 상당히 진척을 보이고 있다. 특감반원들이 2017년 말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한 비위 문건을 작성했고, 이를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사실이 수사 결과 확인됐다. "당시 조 수석 지시로 감찰이 시작됐지만 감찰에 부정적이던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조 수석이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조 전 장관 등은 그동안 유 전 부시장 비위가 가벼워 감찰을 중단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최근 구속돼 특감반의 감찰이 정당했다는 점은 상당 부분 입증됐다. 검찰 수사는 그런데 왜 감찰이 무마됐고, 거기에 누가 관여했는지를 밝히는 데 맞춰져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한 비위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특감반에서 보고한 문건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압수 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와 관련한 필요성 외에 청와대와 검찰이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별동대' 역할을 했던 검찰 수사관의 죽음 등도 압수 수색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수사관은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지난 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청와대와 여권은 이에 대해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을 제기했지만 검찰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윤 총장은 2009년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을 할 때 이 수사관과 함께 일했고, 그를 무척 아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지난 2일 상가에 가서 눈물을 뚝뚝 흘렸고, 최근 주변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분위기가 이번 압수 수색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압수 수색 영장은 수사관 죽음 직전에 발부받았고, 그의 장례 기간이 끝나 오늘 집행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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