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죽거리고 째려보고… 트럼프·마크롱, 회견 40분 내내 치고받아

조선일보
입력 2019.12.05 03:03

나토 70주년 회의 앞서 입씨름
트럼프 "프랑스 출신 IS 데려가라"
마크롱 "좀 진지해집시다"
농담에도 정색, 서로 비꼬기 일관

"착한 IS(이슬람국가) 포로들도 있는데 데려가시라." "좀 진지해집시다."

3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70주년 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만남은 날 선 논쟁과 노골적인 빈정거림이 뒤엉킨 칼싸움 같은 자리였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 있는 미 대사 관저인 윈필드 하우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 있는 미 대사 관저인 윈필드 하우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70주년 정상회의를 앞두고 약 40분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가 "IS 포로 중에는 프랑스 출신 전사도 많으니 데려가라"고 농담하니 마크롱은 정색하고 받아쳤다. 마크롱은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IS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들을 완전히 없애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정색한 마크롱의 말에 트럼프는 "이게 마크롱이 대단한 정치인인 이유"라며 "내가 이제껏 들어본 가장 훌륭한 '노코멘트(non-answer)'"라고 했다. 자신의 농담에 응답하지 않은 것을 비꼰 것이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두 정상의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 대해 "40분간의 '대혼란' 속에서 두 사람은 공개적 논쟁, 째려보기, 어깨 으쓱하기, 히죽거리기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두 정상이 만나기 전부터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마크롱은 지난달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나토에 대해 "사실상 뇌사 상태(brain death)"라며 "트럼프는 나토의 동맹국들을 상업적 대상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는 마크롱을 만나기 하루 전 '뇌사' 발언에 대해 "아주아주 끔찍하다(nasty)"고 했다.

두 정상은 기후변화 협약, 이란 핵 협상 탈퇴 등의 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이날 회견에선 나토 방위비 분담과 IS 대응 문제를 놓고도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마크롱은 "(뇌사 발언을) 물리지 않겠다"며 "동맹의 목적은 파트너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지만, 우리는 오늘날 공동의 적인 테러리즘에 대해 공통의 정의를 가지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는 "일부 나토 회원국은 나토 가이드라인인 GDP의 2%보다 적은 액수만을 방위비로 지출한다"고 했다. 프랑스는 GDP의 1.84%를 방위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러자 마크롱은 "우리가 지불하는 첫 번째 비용은 (돈이 아니라) 우리 군인들의 목숨"이라고 말했다.

마크롱과 트럼프는 터키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태도를 보였다. 마크롱은 "터키는 나토와 함께 IS에 대항했던 쿠르드족을 공격하고 있다"며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방공 미사일을 사들이면서 나토의 회원국을 자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시리아 북부의 미군을 철수해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는 트럼프는 "제재 부과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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