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겐 찌든 가난… 가족에겐 엄청난 富

조선일보
입력 2019.12.05 03:00

독재자 무가베 유산 일부 공개
축구장 445개 규모 대형 농장에 예금 120억원·빈티지 차량 10대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
지난 9월 숨진 '사상 최악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사진〉 전 짐바브웨 대통령의 유산 일부가 3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예금 1000만달러(약 120억원),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 있는 4채의 고급 주택, 축구장 445개 규모의 대형 농장, 10대의 빈티지 차량 컬렉션 등이 포함됐다.

짐바브웨 현지 언론 관영 헤럴드는 이날 무가베 가족이 지난달 고등법원에 등기를 해달라고 신청한 무가베의 재산 목록을 보도했다. 현행법상 무가베 재산의 상속권은 가족에게 있다.

95세를 일기로 사망한 무가베는 1980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짐바브웨를 독립시킨 '독립 영웅'이었다. 초대 총리로 취임한 무가베는 37년 동안 개헌과 부정선거를 거듭하며 장기 집권했다. 무자비한 철권통치와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아프리카의 곡창이던 짐바브웨를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시켰다.

이번에 공개된 목록에 오른 하라레 맨션의 가치는 900만달러가 넘는다. '파란 지붕'이라고 알려진 이 맨션은 방만 25개 있는데, 경호를 위한 수백만달러짜리 레이더 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외신들은 무가베 소유 추정 자산이 더 있다고 전했다. 남아공·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두바이에 있는 수백만달러 규모 해외 부동산, 짐바브웨와 아프리카 일대에 있는 10여 채의 대형 농장, 스위스와 바하마 등에 둔 비밀 계좌 속 예금, 스코틀랜드에 있는 성, 총격을 막을 수 있는 주문 제작된 벤츠와 롤스로이스 차량 등이다.

무가베 재산의 법적 상속인은 그의 아내와 자녀 4명인데, 이들은 사치벽으로 악명이 높다. 사치품을 좋아해 '구찌 그레이스'란 별명을 갖고 있는 무가베의 41세 연하 아내 그레이스는 2017년 130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샀다가 취소해 '돈세탁'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장남 고레라자는 2017년 9월 500만달러어치 롤스로이스 2대를 수입했고, 막내아들 벨라미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손목시계에 샴페인을 붓는 사진과 함께 '한 나라를 통치하는 아빠를 두면 손목에 6만달러를 찰 수 있다'고 올려 구설에 올랐다. 무가베 가족은 2015년 무가베의 생일파티 때 생일상에 코끼리·버펄로·사자 고기 등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이 호화 생활을 즐기는 동안 짐바브웨 국민은 빈곤으로 신음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짐바브웨는 현재 식량·전기·약품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6세 이하 아동 90%가 영양결핍이며,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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