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어린이 성범죄

조선일보
입력 2019.12.05 03:16

며칠 전 한 프로 스포츠 치어리더가 자신을 원색적으로 성희롱한 소셜미디어 글을 복사해 올렸다. 온갖 난잡한 단어와 함께 "강간하고 싶다" "임신시켜도 되겠지?" 같은 표현들이 가득했다. 치어리더는 "웬만하면 웃고 넘기는데 너는 고소해야겠다"고 썼다. 이후 해당 글을 쓴 사람이 치어리더에게 연락을 해왔는데 초등학교 5학년생이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는다면 요즘 초등학생 세계가 어떤지 모르는 것이라고 한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성적 불평등과 일상적 성희롱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직장마다 강도 높은 성희롱 방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여성의 자각적 움직임도 활발해져 '탈코르셋' 같은 운동이 호응을 얻는다. 그런데 그 이면에서 어린이들은 범람하는 포르노에 노출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내 학생 간 성폭력 심의 건수는 2013년 130건에서 2017년 936건으로 7배 넘게 늘었다.

[만물상] 어린이 성범죄
▶얼마 전 경기 성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졌다는 5세 아이들 간 성추행 사건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피해 아동의 말이 일관되고 의사 소견서까지 나왔으니 실제 무슨 일이 있었던 듯 보인다. 다섯 살짜리가 범죄 의도를 갖고 행동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애들이 장난한 것 갖고 뭘 그러느냐'는 식으로 넘길 일은 아니다.

▶어린이들의 성적 행동이 늘어나는 것은 스마트폰의 영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에서 쏟아지는 자극을 소화하고 감당할 수 없는 아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일탈 행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초등 4~6학년에서 가장 크게 늘어, 지난 2015년 59.3%에서 작년 81.2%로 폭증했다. 그만큼 아이들이 음란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성가족부가 조사해보니 청소년의 성인물 이용 경로는 포털 사이트가 28.2%로 가장 많았다. 포털 사이트만 들어가도 광고물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얼마든지 음란물을 접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요즘 초등학생들의 세계는 어른들이 짐작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있다. 초등학생들의 화장도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고 한다. 어른보다 화장품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르는 노래는 성인 가요다. 연예인에게 악플을 다는 사람 중에도 초등학생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전문가들조차 스마트폰에 대해 "최대한 늦게 사줘야 한다"는 것 외엔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결국 학교와 가정에 1차적 교육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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