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시장 수사 與 후보 측 제보가 발단, '선거 공작' 드러났다

조선일보
입력 2019.12.05 03:20

청와대가 4일 자체 조사 결과라며 야당 울산시장 관련 수사 첩보 입수 경위를 밝혔다. 민정비서관실 파견 공무원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다른 공무원'에게 제보를 받았다면서도 제보자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청와대에 제보한 사람은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최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 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를 촉발시킨 장본인이 다름아닌 경쟁 여당 후보의 핵심 참모였다는 것이다.

2015년 울산시 국장(3급)으로 퇴직한 송씨는 지방선거 때 송철호 캠프 핵심으로 활동하다 송 시장 당선 후 부시장으로 발탁됐다. '선거 공작'을 성공시킨 것에 대한 대가라고 볼 수밖에 없다. 송 부시장은 자신의 제보로 시작된 경찰 조사에 두 번 출석해 야당 울산시장에 불리한 진술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야당 시장이 공천을 받은 날 울산시청을 압수 수색했다. 송 부시장은 "정부에서 (야당 시장 관련) 동향을 요구했다"고 했다고 한다. 명백한 표적 수사 정치 공작의 증거가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유재수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를 압수 수색했다. 특감반의 유씨 감찰 자료를 확보하고 외압으로 감찰이 중단된 과정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이 '청와대 개입'을 공식화하면서 청와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의미가 있다. 영장을 발부한 법원도 그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검찰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이 압수 수색 역시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갓 넘긴 정권의 심장부가 비리 혐의로 연거푸 검찰 압수 수색을 받는 전대미문의 사태다.

유재수 사건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실세들과 친밀한 관계인 공직자의 비리를 청와대가 은폐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비리 감찰을 받고서도 국회 수석전문위원, 부산시 부시장으로 영전을 거듭했다. 대통령 측근 비서관, 여당 도지사 등과 금융위 인사 문제를 상의했는가 하면 그들의 인사 청탁까지 들어줬다고 한다. 그가 감찰을 받게 되자 청와대 관계자가 '피아(彼我) 구분도 못하냐'고 특감반장에게 핀잔을 주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정권은 전 정권 적폐를 청산한다며 조선시대 사화를 연상시키는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 대통령은 "우리 정권 권력형 비리는 단 한 건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 정권 뺨치는 적폐가 드러나고 있다. 그 신(新)적폐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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