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제, 금융위기 이후 최악…IMF “재정 부양책 늘려라”

입력 2019.12.04 18:05 | 수정 2019.12.04 18:25

국제통화기금(IMF)이 4일 홍콩 정부에 경기 추락에 대응해 재정 부양책을 늘리라고 권고했다. 홍콩은 6월부터 계속된 민주화 시위와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올해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MF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올해 홍콩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1.2%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홍콩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대로 내려가는 것은 세계 금융 위기의 충격을 맞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IMF는 홍콩 정부에 2024년까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5%를 더 지출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주택 보조금과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보조금 확대, 실직자 재교육 프로그램 등이 언급됐다. 홍콩 정부는 시위가 도시 전체를 휩쓴 이후 210억 홍콩달러(약 3조2000억 원) 상당의 부양책을 내놨다.

홍콩 코스웨이베이의 쇼핑 거리. /김남희 특파원
홍콩 코스웨이베이의 쇼핑 거리. /김남희 특파원
IMF는 내년 홍콩 경제 성장률을 1%로 전망했다. 올해 10월 내놨던 내년 성장률 예상치(1.5%)보다 0.5%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홍콩 경제는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를 뜻하는 ‘리세션’에 빠졌다. 홍콩 정부는 이날 오후 33억 홍콩달러 상당의 4차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홍콩 정부는 기업과 개인이 세금을 1년에 걸쳐 분할해 내도록 하고 중소기업엔 전기·물·하수처리 등 공과금 납부를 위한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홍콩 경제는 6월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추진에 반대해 시작된 시위가 경찰과의 폭력 충돌로 격화한 이후 급속도로 나빠졌다. 도시 곳곳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서 홍콩 여행 산업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홍콩관광청 발표에 따르면, 10월 홍콩 입국자 수는 331만 명으로, 지난해 10월 대비 43% 감소했다. 시위 때문에 영업을 못하는 상점이 늘면서 10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4% 감소했다.

홍콩 정부는 올해 홍콩 재정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2월에만 해도 홍콩 정부는 올해 168억 홍콩달러 예산 흑자를 낼 것으로 봤었다.

IMF는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홍콩을 통하는 교역량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2월 15일 전까지 1단계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국 스마트폰과 장난감 등을 포함한 16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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