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실리콘밸리 핀테크 기업들이 뉴욕에 몰려드는 이유는?

입력 2019.12.04 16:00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성장한 핀테크(IT 기반의 금융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뉴욕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뉴욕은 세계 금융 중심지인 만큼 거대 투자 자본과 전문 금융 지식을 갖춘 인재가 몰려있어 추가적인 사업 확장에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1세대 핀테크 기업으로 성공한 페이팔(Paypal)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비상장 기업 ‘스트라이프(Stripe)’가 최근 샌프란시스코 내부에서 본사 사옥을 확장 이전한 데에 이어 뉴욕 상주 직원을 충원하고 있다. 뉴욕 사무실은 월스트리트 근처에 자리를 잡았으며, 앞으로 수백 명 규모의 직원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스트라이프는 지난 2010년 아일랜드 소도시 출신의 20대 형제가 만든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사업 시작 9년 만에 미국인 80% 이상이 사용한 경험이 있는 핀테크 기업이다. 올해 들어서만 기업가치가 50% 상승한 350억달러(41조원)를 기록했다. 이미 재작년에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스타트업)이 됐고 현재는 미국 비상장 핀테크 기업 중 가장 비싸다. 블룸버그는 "뉴욕에서 성장하기 위한 스트라이프의 계획은 (실리콘밸리의) 본사를 뛰어넘는 궤도에 올랐다"고 전했다.

핀테크 스타트업의 뉴욕행은 이 뿐만 아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손인 골드만삭스가 3년 전 500억원을 투자했던 핀테크 기업 ‘플라이드 테크놀로지스(Plaid Technologies)’ 역시 전체 직원의 25%가량인 100여명이 이미 뉴욕에서 근무 중이다. 이 회사는 은행 계좌 정보를 다른 핀테크앱이나 웹사이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연동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페이팔 공동 창립자인 맥스 레브친(Max Levchin)이 만든 대출 스타트업인 ‘어펌(Affirm)’도 처음엔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현재 맨해튼 사무실을 열어 직원 50여명이 근무 중이다. 신규 채용 인력은 대부분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근무 이력이 있는 엘리트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해 개인 및 기업 대출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다.

스타트업 설립자들에게 법인카드를 발급해 주는 사업을 하는 핀테크 기업 ‘브렉스(Brex)’는 최근 뉴욕 미드타운에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보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업 서비스 시작 4개월이 안 돼 1조4000억원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신흥강자다.

블룸버그는 "핀테크 기업의 뉴욕행은 한편으론 ‘재정적인 야망’을 가진 창업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샌프란시스코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성공했음에도 여전히 월스트리트 기관들은 세계 금융계 정상이며 매력적인 인재들이 가득하다"라고 분석했다.

뉴욕에서 본래 사업에 핀테크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새로 시작한 경우도 있다. 일종의 테스트베드(Test Bed)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버 테크놀로지다. CNBC방송에 따르면 우버는 최근 금융서비스를 관할할 신설 부서 ‘우버 머니(Uber Money)’를 만들었다. 그동안 우버 운전사들은 일주일 단위로 수입을 정산해 왔으나, 이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입을 추적하고 장기적으로는 송금 및 전자결제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벤처캐피털 회사인 인덱스벤처의 파트너 마크 골드버그는 "막 사업을 시작한 핀테크 업체들은 IT 대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기술직 근로자들과 친해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둥지를 틀지만, 결국 그들은 핀테크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며 "많은 핀테크 업체들이 결국에는 고용을 위해 동쪽(뉴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와 물가도 핀테크 기업의 ‘탈(脫)실리콘밸리’에 한 몫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핵심 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현재 평균 임대료(중간값)가 4400달러로 미 전역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벤처캐피털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전반적으로 생활 비용이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자금유입→연봉 및 물가 동반 상승→임대료 상승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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