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과학탐정소설 '방전탑의 비밀' 재출간

조선일보
입력 2019.12.04 03:01

소외된 근대 추리·과학소설 발굴

'방전탑의 비밀'

"이 병기를 이용하여 몇천 대든지 고도 비행하는 B29를 한꺼번에 추락시킬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라."

한국근대문학관이 기획한 근대대중문학총서 '틈' 시리즈의 첫 번째로 1949년의 과학탐정소설 '방전탑의 비밀'이 출간됐다. 소설은 조선의 과학자인 '삼길'이 일본 관동군의 지하 연구실로 끌려가면서 시작된다. 삼길은 미군 폭격기를 격추할 비밀 병기인 '방전탑'을 발명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삼길을 구하려는 독립운동 조직이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근대대중문학총서 '틈'은 순수 문학 중심의 근대 문학사에서 소외됐던 추리소설이나 과학소설을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인천 한국근대문학관 수장고에 쌓여 있던 문학 작품 중 연구자들의 손이 닿지 않았던 책들을 재출간한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장은 "문학 작품을 3만점 정도 소장하고 있는데 근대 문학 전공자인 저조차도 들어본 적 없는 작품이 수두룩하다"며 "근대 한국 문학의 상상력이 이렇게까지 다양했구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첫 번째로 나온 소설 '방전탑의 비밀'은 1949년 처음 출간돼 전쟁 중에도 3판까지 찍었다. 저자는 '이봉권'으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 작가는 대중소설가였던 방인근으로 추정된다. 저자는 1949년에 쓴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나의 창작이며 또한 조선의 꿈이요 비밀일 것"이라면서 "앞날의 삼팔선 철폐와 남북통일을 약속하고 있는 요즈음 이 국가가 반드시 삼길이의 몽상을 실현시켜 줄 날을 꿈꾸며 감격의 붓을 잡으려 한다"고 남겼다.

2차 대전 당시 만주를 무대로 근대 도시의 풍경이나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들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당시 만주 사진과 지도, 인물 사진 등 도판 자료를 넣어 이해를 돕는다. 함태영 학예연구사는 "경장편 분량으로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 소설"이라며 "앞으로도 혼자 보기 아까운 원고를 추려 매년 2~3권씩 출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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