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듯, 짜증 난 듯, 무심한 듯… 1600년 전 신라서 온 '꼬마 외계인' 인기만점이네

조선일보
입력 2019.12.04 03:01

경북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5세기경 사람 얼굴 토기 출토
삼면에 모양 새겨진 건 처음… '신라 펭수' 같다며 네티즌 열광

웃는 듯, 짜증 난 듯, 무심한 듯…. 1600년 전 꼬마 외계인 같은 얼굴이 3면에 새겨진 신라 토기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화랑문화재연구원은 경북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5세기 무렵 만든 사람 얼굴 모양의 토기가 출토됐다고 3일 밝혔다. 이전에도 경남 진주 중천리 유적, 전남 함평 금산리 방대형 고분에서 사람 얼굴 모양이 장식된 토기가 나왔지만, 3면에 돌아가며 얼굴 모양이 표현된 사례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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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은 사람 얼굴 모양 토기를 시루에 얹은 모습. 네티즌이 '신라 펭수'란 별명을 붙였다. 오른쪽 세 개는 토기의 삼면에 새겨진 웃는 듯, 짜증 난 듯, 무심한 듯한(왼쪽부터) 표정의 얼굴. /화랑문화재연구원

토기는 높이 28㎝. 윗부분 중앙에 원통형으로 낮게 돌출된 구멍을 뚫었다. 토기 옆면에는 같은 간격으로 원형 구멍을 뚫어 귀를 표현했고, 각 구멍 사이에 만들어진 3개의 면에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 얼굴 무늬를 각각 새겼다. 하나는 심드렁한 무표정이고, 화난 듯하거나 웃으며 말하는 듯한 얼굴도 있다. 두 눈과 입은 밖에서 오려낸 흔적이 있고, 콧구멍 두 개는 안에서 밖으로 찔러 만들었다. 콧등을 중심으로 양쪽을 살짝 눌러서 콧등을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김상현 조사원은 "동물 형상은 많이 나오지만 사람 얼굴은 워낙 희귀해서 보는 순간 가슴이 설렜다"고 했다.

토기와 함께 출토된 시루의 몸통 중간에는 소뿔 모양 손잡이 2개가 달려 있다. 연구원은 "토기와 시루가 서로 결합돼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제작 기법과 특징 등으로 볼 때 5세기 전반 혹은 그 이전 시기에 만든 것으로 보이고, 일상생활에서 쓰였던 게 아니라 당시 유적에서 행한 의례 행위와 관련된 토기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토기 사진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네티즌들은 토기와 시루를 결합한 사진을 보며 "1600년 전에 나타난 신라 펭수 같다" "시루 양쪽에 달린 손잡이가 펭귄의 짧은 손처럼 보인다"며 열광했다. 한 30대 여성은 "표정이 요즘 유행하는 이모티콘 같다"며 "21세기 이모티콘 개발자가 시간여행으로 그 시대에 가서 쓱쓱 눈·코·입을 새겨 넣은 것처럼 현대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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